필자는 개공포증(cynophobia)이 있다. 어린 시절 개에 쫓기다 대문 문턱에 넘어져 팔이 부러졌는데 그 개가 나를 핥고 있던 공포가 상당기간 필자를 사로잡았다. 그런 필자가 이 영화를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주인공인 유해진(민상 역)도 필자와 다른 의미에서 개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개에 대해 호의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필자나 유해진처럼 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도 공감하게 하는 어려운 일을 해낸다. 영화 '도그데이즈'는 극적 긴장감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휴먼 드라마 장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만 한다면 결코 지루하지 않다. 등장인물이 거의 낭비되지 않고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성과 따스함으로 어필하는 영화다. 영화에서 조민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