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영화 '괴물'은 괴물 같은 영화다. 일본 영화 특유의 소설 같은 느린 흐름으로 고구마 몇 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으로 몸을 비틀다가 영화관을 뛰쳐나오려는 순간 갑자기 고구마가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나더니 심지어 꽃봉오리를 맺는 영화를 만났다. 그리고 마침내 엔딩을 향하며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선율과 함께 만개한 괴물 같은 꽃의 향기를 느낀 영화 영화의 결말을 위해 도입 부분의 지리함을 참아 내야 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하는 필자에게 마지막 결말의 전율로 단단한 눈처럼 쌓였던 지리함이 녹아내리는 영화 영화적 완성도는 차치하더라도 소재가 함부로 낭비되지 않는 치밀한 각본의 힘 시선이 교체되면서 단절되는 듯한 영화가 복선이 내장된 소재들의 빈틈없는 연결로 단단한 콘크리크가 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