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이야기 하지만 정작 맹자를 읽어본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문학에 접근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또 유학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과거 이야기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맹자의 역성혁명 사상은 현대 민주주의의 시민 불복종에 견줄 수 있는 혁신적인 생각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맹자의 핵심 사상을 살펴보는 것은 서양 인문학만 편식하는 사람들에게 균형적 인문학 식단을 제공할 것이다.
총 7편 상하 14권으로 구성된 맹자 사상의 핵심을 알아보자.
여민동락 : 백성과 함께 즐겨라
맹자 제 2편 양혜왕 하
장포가 맹자를 만나 뵙고 말했다.
"제가 왕을 뵈니 왕이 제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저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맹자가 말했다.
"왕이 음악을 매우 좋아한다니 제나라는 아마도 잘 다스려 질 것이다!"
다른 날 맹자가 왕을 만나 말했다.
"왕께서 전에 장포에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왕이 낯빛이 변하면서 말했다.
"내가 선왕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속세의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 음악을 매우 좋아하신다니 제나라도 잘 다스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음악은 과거의 음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더 들을 수 있을까요?"
맹자가 말했다.
"혼자 음악을 즐기는 것과 다른 사람과 더불어 즐기시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거우신가요?"
왕이 말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즐기는 것이 더 좋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적은 사람과 음악을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과 음악을 즐기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거우신가요?"
왕이 말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것이 더 좋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신이 왕을 위해 음악에 대해 말하는 것을 양해해 주십시오.
지금 왕께서 음악을 연주하는데 백성이 왕의 종소리, 북소리, 피리 소리를 듣고 모두 괴로워하면서 우리 왕께서 음악을 연주하기 좋아하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못살지라고 말하며 아버지 아들이 못 만나고 가족이 모두 흩어져 사는 이유가 뭔가라고 말하고 왕이 사냥을 하는데 왕의 수레, 말 소리를 듣고 괴로워 하고 우리 왕이 사냥을 좋아하는데 가족 모두가 곤궁하고 흩어져 사는가라고 말한다면 다른 연유가 아니라 백성과 함께 즐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백성이 왕의 종소리와 북소리, 그리고 피리 소리를 듣고는 모두 기쁜 낯빛으로 왕이 병이 없고 음악을 어찌 그리 잘 연주하는가라고 말하고 사냥에 필요한 수레와 말 소리를 들으며 깃발의 아름다움을 보고 기쁜 낯빛으로 우리 왕이 병이 없어 어찌 그리 사냥을 잘하시는가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백성과 함께 즐기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께서 백성과 함께 즐기신다면 훌륭한 왕이 되실 것입니다."
해설> 기원 전 300년 경에 살았던 맹자도 백성과 함께 즐기는 여민사상을 강조했다. 이로부터 2000년 이상이 지난 지금 민주주의가 세계의 대세가 되었음에도 오히려 정치인은 지배자가 되고 시민은 피지배자가 되는 계급적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세상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간을 둘러싼 위계는 더욱 공고히 되고 있는 듯하다. 천민 자본주의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지금 자본에 의한 인간의 계급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맹자의 생각을 살펴보는 것은 수단화되고 있는 인간을 다시금 본 궤도로 돌려놓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맹자의 주요 사상을 살펴보면서 현대 사상 못지않게 혁신적인 동양인문학에 다가갈 기회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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