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BWF 덴마크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의 부진을 털어내고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안세영(21, 삼성생명)은 남녀 통틀어 사상 최초 단식 우승을 했고, 서승재(26, 삼성생명)는 채유정(28, 인천국제공항)과 조를 이루어 20여 년 만에 혼합 복식 금메달과 강민혁(24, 삼성생명)과 조를 이루어 남자 복식 금메달을 획득해서 박주봉, 김동문에 이어 세 번째 다관왕이 되었다. 2023년은 명실상부하게 배드민턴 황금세대의 서막의 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무엇이 배드민턴 황금세대를 가능하게 했는지 알아본다.
■ 경험 많은 김학균 감독 부임 후 단단하게 뭉친 황금세대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022년 10월 전 주니어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김학균 감독(52)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학균 감독은 1990년대 9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1996년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선수로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이후 2001년부터 국가대표 코치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국가대표 코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코치 등 배드민턴 전성기에 대한민국의 코치진으로 활약했다. 즉 김학균 감독은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를 제패하던 시절의 노하우를 알고 있던 감독이었다.
김학균 감독이 2023년 한국 배드민턴 황금세대를 일구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주니어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김감독은 자신이 조련했던 세대들과 시니어 대표팀 감독으로서 재회하면서 선수들과의 케미가 폭발하면서 2023년 황금세대 비긴즈를 만들어냈다. 어린 시절부터 조련했던 선수들과의 케미로 외박 금지와 같은 특단의 조치에도 선수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특히 주니어 시절 자신들이 이겼던 선수들이 세계를 제패하는 것을 이용해서 김감독은 선수들을 자극했고 잠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군웅할거의 시대인 세계 배드민턴의 현실에서 황금세대가 완벽하게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김감독의 지도력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세대교체와 지도자 유출로 내리막이었던 한국 배드민턴의 반전
한국 배드민턴은 제1 전성기를 구가했던 스타 선수 출신 감독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복식 최강자 박주봉 감독은 말레이시아 감독에 이어 일본 국가대표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2020년 도코 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식 동메달에 그쳤지만 한동안 세계랭킹 1~3위가 일본 선수일 정도로 한국의 배드민턴 노하우가 그대로 전수되었다. 실제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미사키 마츠토모, 아야카 다카하시 조가 일본 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박주봉의 리더십의 결과였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만 따내며 부진했지만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계약이 연장된 것은 박주봉이 불모의 일본 배드민턴을 일군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선전으로 세계 최강의 자리에서 밀려났던 중국은 2019년 강경진 전 대표팀 감독을 중국 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외국인 코치로 선임하면서 여자 복식조를 맡게 했다. 사실 강경진 코치는 한국 감독으로 있으면서 한국 배드민턴의 세대교체 임무를 맡았었다. 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노메달 충격에 감독 자리에 물러나면서 중국 코치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오랜 기간 세계 정상급 위치를 차지했던 한국 배드민턴의 세대교체 실패와 체계적이지 못한 지도자 관리는 필연적으로 한국 배드민턴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23년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주니어 대표팀과 시니어 대표팀을 이어서 지도한 김학균 감독과 그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의 케미로 등장한 새로운 황금세대를 계기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선수의 세대교체와 지도자의 체계적 관리를 전담할 TF를 구성해서 장기적으로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2024년 파리 올림픽 전망
2023년 BWF 세계개인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한 황금세대가 꽃을 피울 것인가 그대로 시들 것인가의 기로는 1년 연기된 2022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9.23~10.8) 결과에 달려 있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7개의 메달이 달려있다. 2023년 세계개인선수권 대회 성적만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최소 3개의 금메달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당초 금메달 예상 종목이었던 여자 단식 (안세영 세계 랭킹 1위), 여자 복식 (세계 랭킹 2위 이소희, 백하나 조, 세계 랭킹 3위 김소영, 공희영 조), 그리고 여자 단체전 이 외에 혼합복식과 남자 복식에서도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수준의 성적을 거둔다면 금메달 5개를 획득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성과를 얻게 된다면 한국 배드민턴은 명실상부 황금세대를 구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1년 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이용대, 이효정조의 깜짝 금메달 이후 끊겼던 광맥이 다시 이어질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파리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접어버리고 9월에 있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최선을 다해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는데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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