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도 살아남았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좀비처럼 투수들의 무덤에서 살아남은 류현진의 투구는 한 편의 호러 무비를 보는 듯했다. 9월 2일 오전 9시 40분 콜로라도주 덴버주 해발 1610미터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콜로라도 로키즈와의 대결에서 커브와 체인즈업의 각도가 무뎌진 최악의 상태에서도 류현진은 좀비처럼 살아남았다. 그러나 5이닝 76구 4피 안타 3K 2 볼넷 2 실점으로 4-2 리드한 상태로 시즌 4승 여건을 갖춘 상태에서 내려갔지만 제네시스 카브레라가 허망하게 홈런으로 3 실점을 하면서 류현진의 4 연속 승리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 최악의 여건에서 살아남은 괴물 류현진의 좀비 야구
콜로라도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해발 1610미터에 자리 잡은 지리적 여건으로 산소 호흡기를 비치할 정도로 선수들에게는 운동 여건이 나쁜 구장이다. 특히 투수들에게는 매우 불리하다. 공기밀도와 저항이 적어 빗맞아도 홈런이 될 수 있는 구장으로 유명하다. 류현진 투수처럼 기교파 투수들에게는 브레이킹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2일 류현진도 한동안 류현진의 승부구였던 커브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커브 각도가 예리하지 않아서 거의 던지지를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괴물이었다. 오늘은 괴물보다는 좀비처럼 보였다.
3회 7번 타자 놀란 존스를 우전 안타로 내보낸 류현진은 8번 타자 엘레후리스 몬테로에게 다른 구장이면 넘어가지 않았을 홈런을 내주었다. 비거리 121미터의 짧은 홈런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무너지지 않았다. 9번 타자 브렌튼 도일을 3루수 땅볼 아웃으로 가볍게 잡아냈다. 그렇게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1번 타자 블랙몬을 볼넷으로 내 보냈고 2번 타자 에즈키엘 코바에게는 좌전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좀비 류현진은 다시 살아났다. 정말 좀비를 보는 듯했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좀비처럼 3번 타자 엘리아스 디아즈를 7구 끝에 투수 땅볼 아웃으로 잡고, 4번 타자 라이언 맥마흔을 5구만에 삼진 아웃으로 잡은 것은 압권이었다. 좀비 류현진은 그렇게 3회 쿠어스필드 무덤에 살아남았다
■ 주심 앙헬 에르난데스의 대환장 오심쇼
오늘 류현진은 주심 앙헬 에르난데스 때문에 4회에서 완전히 무너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6번 타자 헌터 굿맨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후에 7번 놀란 존스에게 7구째 선명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공을 던졌다. 하지만 주심 앙헬 에르난데스는 어이없이 볼넷을 판정했다. TV 모니터에는 앙헬 에르넨데스의 오심을 증명하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공의 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오늘 류현진은 좀비였다. 어이없는 주심의 판정에 어떤 의사 표현도 하지 않고 8번 타자 몬테로에게 2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4회를 마무리했다.
오늘 앙헬 에르난데스 주심은 류현진에게만 오심을 한 것은 아니었다. 2020년 두산에서 뛰었던 상대투수 플렉센에게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고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하는 들쑥날쑥한 대환장 오심쇼를 보여 주었다.
■5 연속 팀 승리에 기여한 류현진- 팀 13-9 승리, 방어율은 소폭 상승 2.48
류현진이 5회 76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왔을 때 슈나이더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더운 날씨, 열악한 쿠어스필드 환경, 부상 후 포스트 시즌을 위한 류현진 보호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류현진도 인정한 교체였다. 밝은 표정의 류현진은 4 연속 승리 투수 여건을 갖춘 채 더그아웃에서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6회 다시 토론토는 무너졌다.
류현진에 이어서 마운드에 오른 구원 투수 이미 가르시아가 3루 실책과 맥마혼에게 좌전 안타로 타자 두 명을 남긴 채 제네시스 카브레라와 교체되었다. 카브레라는 비거리 125미터의 좌월 홈런을 놀란 존스에게 맞아 4-5 역전을 허용했다. 허무하게 류현진의 4승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토론토도 좀비 같았다. 7회 빅이닝을 만들었다. 9번 키어마이어의 우전 안타, 1번 스프링어의 좌전 안타, 2번 슈나이더의 중전 2루타로 한 점을 만들고 4번 벨트의 볼넷에 이어 5번 교체된 포수 커크가 만루 상황에서 좌전 싹쓸이 2루타로 2타점으로 빅이닝을 완성했다. 이후에 메리필드의 우전 2루타로 7회에만 5 득점을 거두었다. 이후에도 8회 1 득점 9회에도 3 득점을 더해서 토론토는 13-9 대승을 거두었다.
결국 류현진의 4승은 날아갔지만 5 연속 팀 승리에 기여하며 팀의 와일드카드 경쟁의 불씨를 살렸다.
류현진은 괴물이었다. 아니 오늘은 좀비였다. 토론토 팀도 좀비였다. 9까지 총 9 실점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우울한 좀비였다. 그래도 13-9의 대승으로 살얼음 같은 와일드카드 경쟁을 이어갔다. 만약 토론토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면 류현진의 가을 야구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오늘 토론토의 대환장 좀비쇼는 그냥 넘어가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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