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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시청후기 - 이 제목이 맞나? - 노 스포

bonanza38 2023. 10. 15. 21:37

TV 프로그램 소재 중에 서바이벌 게임은 시청자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다.

혹자는 인간을 극한 지점에 내모는 이런 소재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가지기도 하고, 다른 편에서는 엄청난 마니아 층을 형성하기도 한다. 

 

비록 드라마였지만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엄청난 '돈'이라는 유인에 목숨마저 가벼이 여기는 작금의 '천민자본주의'적 세태를 고발한 것에 대한 공감이었다.   

 

특히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에는 일부 캐릭터를 극단적인 빌런으로 만드는 악의적 편집을 통해 시청률을 담보하려고 하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넥플릭스 '데블스 플랜'에 대해 애초에 시청하기를 꺼려하는 마음이 드는 시청자도 있었을 것이다. 특히 데블(악마)이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 때문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반면에 연출을 맡은 정종현 PD의 마니아층은 그가 만든 '더 지니어스' '여고 추리반' '대탈출' '소사이어티 게임'에 이은 또 하나의 역작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데블스 플랜'의 방영을 고대했을 것이다. 

 

'데블스 플랜'을 시청하며 단순히 두뇌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생각을 넘어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노정하는 측면을 관찰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동시에 왜 이 작품이 '데블스 플랜'이라는 제목을 선정했는지 의아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 

 

서바이벌 게임 소재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아 좀 망설이다 시청한 늦깎이 시청자로서 솔직한 후기를 공유한다. 

■ '데블스 플랜'에서 데블스는 어디 있지? - 부정적 시청자 층 

데블스 플랜 -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을 시청하면 마니아층이던 그렇지 않든 간에 공통적으로 느끼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데블(악마)이 어디 있지? 출연자 중에도 없고 연출도 아닌 것 같고 프로그램도 그렇게 악마적이지 않은데... 반어법인가?"

 

하지만 이 점이 시청자들 간에 서로 다른 시청소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독한 맛을 요구하는 마니아층은 '데블스 플랜'이 아니라 '에인절스 플랜'이라는 비아냥을 하기도 한다.  

 

어차피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좀 더 출연자를 극단으로 몰아서 캐릭터 간에 갈등 구조를 더 극명하게 보이는 것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불러일으키게 하는데 '데블스 플랜'은 밋밋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소사이어티 게임'처럼 육체를 이용한 게임이 없는 오로지 두뇌 게임으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의 특성상 더욱 심리적 갈등 요소를 부각할만한 캐릭터가 부족한 점에서 '캐스팅 미스'를 지적하는 마니아층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게임 머니에 해당하는 '피스'가 처음부터 마지막 게임까지 축적되는 시스템이어서 막판 대역전의 묘미를 감소시켰고 라운드 사이에 캐릭터를 삭제할 만큼의 극적 요소가 부족한 연출로 긴장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출연자의 자유를 지나치게 보장하는 구성 때문에 연합의 형태로 평범한 캐릭터는 살아남고 두뇌 게임의 강자들이 초반에 탈락하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킨 것은 '연출의 실패'라는 강한 비판을 하는 시청자층도 존재한다. 

 

또한 일주일 동안 동거동락하는 출연자들의 끈끈한 연대의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탈락자가 생길 때마다 표출되는 지나친 감정 과잉에 공감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 꼭 서바이벌 게임에 악마가 필요한 것은 아니잖아! - 긍정적 시청자 층 

반면 '데블스 플랜'에 대해 긍정적 시청 소감을 가지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서바이벌 게임이 '죽고 살기식'의 경쟁으로만 소비되지 않고 작은 사회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연출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특히 '빌런'을 만들려는 악의적 편집이 전혀 없이 출연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연출이 서바이벌 게임의 비인간성을 비판하는 시청자 층에 대한 외연 확장에는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5일 동안 각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해서 다양한 메인 매치와 상금 매치를 구성한 작가와 연출의 공력이 남다르다고 칭찬하고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라고 총평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미했어라 - 데블스 플랜 평점

필자는 서바이벌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인간을 한계로 모는 서바이벌 게임을 보면서 가끔은 "엄청난 상금이 없다면 사람들이 저기서 저런 짓을 하고 싶을까?"라는 회의감을 느끼고 채널을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데블스 플랜'에는 인간을 수단화하는 천민자본주의적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는 현저하게 적어 인간미 나는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혹자는 시청자는 하품하는데 출연자들만 인생 프로그램이라고 좋아한다고 혹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뭘, 어떻게, 더 비인간적이어야 재밌는 것일까? 인간 군상들이 더 배반하고 더 수단화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하지만 '데블스 플랜'에 대해 비마니아층이 볼 때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처음부터 10화까지의 긴장감보다 11화와 12화의 긴장감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구성한 측면은 가장 아쉬운 측면이었다. 

 

감옥에서의 대반전 이후 11화의 지리한 하이로우 게임은 출연자도 힘들었지만 시청자들도 힘들었다. 편집으로 감당할 수 없었다면 준결승 게임으로 선택한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12화는 끝내 한방을 보이지 못하고 밋밋하게 끝나고 말았다. 시작보다는 끝 부분에 아쉬움이 커서 작품의 완성도보다 시청자들의 평가가 냉정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 

 

또한 언론 홍보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아직 시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데 너무 지나치게 빨리 언론을 통해 우승자를 공개하고 출연자와 연출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기생충은 1000만 명이 넘게 볼 때까지 서로가 내용을 알면서도 '스포 하지 않기'를 공공연하게 시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더 많은 사람이 시청한 후에 언론 홍보를 하는 것이 어땠는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필자는 뒤늦게 시청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스포를 하지 않는 범위에게 시청 후기를 남겼다. 

 

'데블스 플랜'은 요소요소에 분명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출연자 중에는 겸직 논란이 있어 비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작가와 연출 그리고 출연자의 공력이 많이 들어간 작품임에 틀림없다. 기꺼이 시청 추천을 하고 싶은 작품이다. 그리고 시즌 2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데블스 플랜'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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