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Plus와 ENA에서 동시에 송출되는 '나는 솔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나는 솔로' 16기는 ENA와 SBS Plus 합산 최고 시청률 6.541%(전국 유료 방송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OTT 넷플릭스로 시청하는 사람을 포함한다면 상당한 시청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 SBS '짝'의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알아본다.
■ 인간의 가장 원초적 감정을 자극하는 프로그램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단순히 종족 보존을 위한 행위로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동물적 본성이면서도 동시에 동물과 다른 본성이 사랑의 감정이다.
'나는 솔로'는 원초적 인간의 본성인 '사랑'의 감정을 매우 진솔하면서도 자극적으로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남녀가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마치 몇십 년을 사귀어야 나오는 감정을 표출하고 설레고 아파하고 안타까워한다.
때로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권모술수를 행하기도 하고 인성의 밑바닥까지 드러내기도 한다. 고립된 장소에서 태초의 인간이 작은 사회를 만들기 시작했던 원시적 인간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고매한 인간성을, 어떤 사람은 직설적인 인간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인간 군상의 모습이 시청하는 누군가의 모습이고 누군가의 감정이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는 방송이 OTT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 되는 비결은 바로 출연자와 시청자가 분리되지 않는 인간 군상과 인간 사회의 진솔한 단면이 그대로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 자발적 욕받이가 되어도 출연하는 사람들의 심리
누구나 이 프로그램을 보면 내가 출연해도 욕받이가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16기에 빌런이 된 어떤 출연자는 비방하는 댓글을 쓴 사람들을 고소하니 마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억만금을 주어도 절대로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할 것이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을 만든 피디조차 출연할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피디들은 카메라 뒤에만 있을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엄청난 상금을 걸고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아니다. 돈이 출연의 목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꼭 출연해서 결혼에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결혼이 목적이라면 카메라가 없는 결혼정보회사가 더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럼 왜 출연자들은 자발적 욕받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까? 그들은 어떤 심리로 참여하는 것일까?
관종기 때문일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출연자 중에는 전혀 관종기가 없는 소심하고 은둔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다수 보인다. 꼭 자신의 관종기를 과시하려는 사람만 참여하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럼 무엇일까? 무엇이 전국적으로 아니 이젠 OTT가 있으니까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밑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일까?
바로 극한의 창피함을 눌러버리는 '사랑의 목마름'이다.
출연자들은 저마다 사랑의 갈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성격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지만 출연자 모두에게 감지되는 단 하나의 공통점은 '사랑의 목마름'이다. 사랑을 고파하고 사랑을 갈망하는 단 하나의 공통점으로 그들은 그 어떤 창피함도 무릅쓰는 것이다.
사랑의 힘은 무섭다. 아니 너무나 위대하다. 사람의 얼굴에 철판 수만 개를 장착하게 만드는 사랑의 힘. 바로 그 힘으로 그들은 자자손손 창피함을 박제시킬 그 위험한 가능성을 무시해 버린다.
■ 제작진에게 당부 한 말씀
'나는 솔로'는 '짝'의 스핀오프라는 사실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년 전 방영되었던 '짝'은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 때문에 종방이 되었다. 저간의 사정을 모두 알 수는 없고 개인의 사연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랑의 절절함이 얼마나 컸으면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제작진은 모두 나름대로 창의적인 발상으로 프로그램을 구상할 것이다. 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을 수단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간 사회의 본질이 그렇듯이 예측 가능성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떤 창피함도 무릅쓸 수 있는 '사랑'이라는 원초적 감정을 다루는 것이 결코 간단한 작업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너무나 예측 불가능한 사건으로 전개되어 제작진과 출연자도 주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한 번 큰 일을 겪었고 매회 촬영 할 때마다 섬뜩한 경험을 제작진들은 했을 것이다.
경계해야 하는 것은 매너리즘이다. 언제라도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사랑'은 폭발적으로 휘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하기 바란다. 찰나의 순간에 또다시 과거 '짝'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늘 경계하는 마음으로 제작에 임해주길 당부한다.
그리고 출연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이건 한낱 예능이야 이 사람들아! 너무 몰입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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