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미니시리즈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8회 차까지 시청했다.
보통 아주 재미있는 미니시리즈는 8회 차 정도는 한 호흡으로 연이어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살인자ㅇ난감'은 그런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아니었다.
손석구, 최우식, 이희준이라는 연기파 배우들만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기 충분한 캐스팅에 비하면 기대이하였다.
처음 1화, 2화는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연출로 긴장감이 유지되면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의 상투성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하지만 3화부터 드라마가 늘어지기 시작했다. 1화, 2화에서도 있었던 플래시백이 3화부터는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갑자기 설명충 드라마가 된 듯 보였다.
또한 생각보다 주연급 연기자들의 연기가 드라마와 완전히 합일되지 않았다. 조연급 연기자 중에서는 기복이 있었다. 연출을 맡았던 이창희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타인은 지옥이다'보다 연기 디렉션에 문제가 있어 보여 아쉬웠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사소한 것으로 만들 수도 있는 드라마의 대미가 말 그대로 '용두사미'가 되어 버렸다. 물론 그 취지는 이해한다.
우연히 살인을 저지른 이탕(최우식 분)과 악인에 의해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는 일을 기획하는 노빈 (김요한 분)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정의 구현.
그런 취지에서 결말이 '정의 구현과 그것을 계속 실행할 착한 사람은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노빈의 의지가 실현된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설정이 궤도를 이탈해서 제멋대로 진행된 사건 전개가 갑자기 급회전해서 종점으로 다다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는 보통 작품의 처음과 끝을 설정한 다음에 작품 전개는 인물과 사건을 통해 펼쳐나간다. 이탕과 노빈 그리고 송촌(이희준 분)과 장난감(손석구 분)이라는 인물을 끝없이 파헤쳐 놓고는 갑자기 끝을 맞추려는 시도 때문에 작품이 용두사미가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의 완성도가 지나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도 음미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특히 아쉬움이 남지만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력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OTT 미니시리즈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 과한 플래시백으로 설명충이 되어버린 미니시리즈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우연함에서 시작된 살인이 마땅히 죽여야 될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합리화되는 과정은 '살인자ㅇ난감'에서도 등장하는 소설 '죄와 벌'의 테마와 유사하다.
우연한 살인범이었던 최우식(이 탕 역)과 김요한(노빈 역)의 만남과 장난감(손석구 역)과 송촌(이희준 역)의 구원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서사의 핵심이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함의하고 있다. 그러나 미니시리즈 1화, 2화는 이런 주제의식을 과하게 설정하지 않고 평범하다 못해 약간은 부족한 듯한 이탕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를 소구 한다.
망치, CCTV 등 소품과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아귀조차도 낭비하지 않는 연출력에 잠시 탄복하고 충분한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플래시백에도 처음 1화, 2화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좋은 약도 많이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듯이 플래시백의 지나친 남용이 드라마를 설명충으로 만들었다. 특히 3화에서부터 이런 플래시백이 드라마를 늘어지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고 말았다.
식당이나 호텔 등 서비스 업종에서 느끼는 지나친 친절이 가져오는 거부감을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서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시청자가 상상할 수 있는 영역까지도 지나치게 설명하다 보니 드라마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보통 재미있는 OTT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한 호흡으로 8화나 10화 정도를 시청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지나친 플래시백이 같은 노래를 여러 번 듣는 듯한 느낌으로 드라마를 한 호흡으로 연이어 시청하는 것을 방해했다.
만약 이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싶다면 한 회씩 끊어서 8일에 거쳐서 시청한다면 플래시백의 지나침을 상쇄시킬 수 있는 시청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연기력의 기복이 느껴지는 것은 연기 디렉팅의 문제?
손석구, 최우식, 이희준 이름으로도 관객을 소구 하는 배우들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이들이 연기가 맞춤 양복처럼 딱 들어맞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조연급 연기자들의 연기는 탁월하다고 할 수 있는 배우들도 있었고 드라마 전체에서 장애요소로 등장하는 배우들도 있었다.
연기자들의 캐스팅에 문제일 수도 있고 연기자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또한 연기 디렉팅의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감독의 문제로 귀결된다.
연출을 맡은 이창희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인 '타인의 지옥이다'보다도 연기력의 기복이 두드러져 연기 디렉팅에 아쉬움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연기력은 단순히 감독의 디렉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근본적으로 연기자 스스로 납득이 가지 않는 대본에 연기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연기자의 한계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미니시니즈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의 연기력은 출연자들의 명성에 비해 최고점을 주기에는 전체적으로 부족함이 느껴졌고 이 부분이 드라마의 완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 OTT 미니시리즈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평점
OTT 미니시리즈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중에는 수준급에 들어가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출연진들의 면면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아쉬움이 컸고 1화, 2화에서의 기대감보다는 중간부터 플래시백 등으로 작품이 늘어지는 느낌에 클라이맥스에서는 '용두사미'의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우연히 살인을 저질렸던 이탕과 억울하게 악인에게 피해를 당했던 노빈이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여가는 이야기의 결말은 마땅히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설정을 놓고 궤도를 이탈한 드라마가 갑자기 급회전을 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이탕, 노빈, 송촌 그리고 장난감이라는 캐릭터가 좀 더 자유롭게 갈 때까지 가게 만들어 놓고 그것에 따라서 융통성을 허용하는 결말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극의 시작과 끝을 먼저 설정하고 작품을 전개하는 작가들의 일반적인 작업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 작품의 결말을 만들었다면 참 흥미진진했겠지만 웹툰 원작이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한계였던 것 같다.
그래서 평점이 박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떤 사람은 오히려 후하다고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언급이 많았지만 필자도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작품을 시청했다.
필자의 견해와 다르게 시청할 수 있는 시청자도 충분히 많을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작품을 직접 보고 평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모티브가 된 소설 '죄와 벌'과 원작 웹툰을 보고 이 작품과 비교하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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