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으로 정부가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을 작동한다고 한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 세상사이기 때문에 정부에 일말의 기대를 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능한 정부라면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의 잼버리 운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태풍 카눈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엉망진창 컨틴전시 플랜으로 잼버리의 취지가 완전히 무색하게 되었다.
엉망진창 잼버리 오로지 K-POP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부
정말 무능한 정부다. 여가부 장관, 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에 두 명의 조직 위원장을 포함 총 5명의 조직 위원장 체재는 이미 배가 산으로 가는 조직 체계였다. 준비도 그러했는데 태풍 카눈 대비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이라는 것이 오로지 K-POP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BTS, 뉴진스 등 K-POP 스타를 참석시키는 것으로 유종의 미가 완성된다는 착각에 빠져있다. 물론 세계 청소년들이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든 티켓 없이 K-POP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열광할 것이다. 그러나 잼버리 취지, 스카우트 정신을 몰각한 무지한 컨틴전시 플랜이다. 이러러면 뭐 하러 잼버리를 하는가? 세계 청소년 초청 K-POP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또한 군에 간 K-POP스타를 함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발상, 프로 축구 경기는 함부로 미룰 수 있다는 발상, 방송국 연예 프로그램은 휴방 시켜도 된다는 발상, 이 모든 발상은 민주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독재적인 것이다.
전화위복의 계기를 스스로 날려버린 현 정부
태풍 카눈은 그동안 준비 부족을 만회할 좋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이미 계획된 태풍 대비 플랜을 조금만 효율적으로 재정비한다면 스카우트의 모토와 잼버리에 취지에 맞추어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였다. 대한민국은 현 정부의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국민 모두의 것이기 때문에 엉망진창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로 대한민국의 국격 실추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대다수 국민의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현 정부는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이미 새만금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태풍 대비 계획이 있었다. 태풍 '심각' 단계에서 미리 지정한 근거리, 원거리 대피지역을 활용하면 되는 것이었다. 근거리 대피지역은 군제, 김제, 부안, 정읍 4개 시군에 실내 구호소 204곳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원거리 대피지역으로는 고창, 완주, 익산, 전주 138곳의 실내 구호소에 스카우트 대운을 대피시킨다는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계획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를 완전히 철수해서 잼버리 대회를 사실상 종료시켰다. 이런 식이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간섭하되 지원하지 않는 정부의 방식이 엉망진창 새만금 잼버리의 본질이었다. 박근혜, 문재인 정권에 이어 현 정권까지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새만금 잼버리의 대부분은 윤석열 정부에서 집행된 것인데도 전정부와 전라북도의 책임 전가만 하는 것이다.(2021년 156억 원, 2022년 398억 원, 2023년 617억 원 예산 70% 윤정부 집행 - 잼보리 조직위 7일 정례 브리핑 내용 -민들레 8월 8일 보도)
태풍 카눈에 대비하는 올바른 새만금 잼버리의 컨틴전시 플랜은 스카우트 정신과 잼버리의 취지를 살려서 비상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즉 태풍 카눈의 진로를 면밀히 검토해서 태풍이 오기 전까지 정상적인 영내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태풍 도달 전 대피 시간을 고려해서 차량을 이용해서 미리 준비한 대비처에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태풍이 전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에 전국 각지로 뿔뿔이 대원들을 흩어지게 한다면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한 곳에 모여 친선을 도모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도전 정신을 함양하는 잼버리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대피는 차량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태풍이 오기 수시간 전에만 이루어지면 되는 것이고 이런 기민한 대응을 홍보활동에 이용해서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도 안전한 잼버리 활동에 성공한 사실이 전 세계 언론에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게 하면 되는 것이다. 스카우트 정신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항상 준비하는 (Be preprared)는 것이고 이번 태풍 카눈은 그래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오로지 K-POP 행사에만 올인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는 무지한 현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이 잼버리 정신을 몰각한 최악의 잼버리를 만들고 말았다.
1988년 올림픽 vs. 2002년 월드컵
88년 올림픽은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던 국제행사였다. 하지만 지금 새만금 잼버리처럼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행사와는 다르게 정부와 모든 국민이 오로지 보여주기식의 준비에만 골몰했던 행사였다. 그래서 대외적으로는 참으로 잘 준비되는 듯했다. 80년도 공해가 심했던 서울시가 몇 달간 수도권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버스도 2부제 운행을 통해 통행량을 줄여 단기간에 공기가 맑아지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서울 중심지에 있던 보신탕 집들은 이름도 영양탕, 사철탕으로 바꾸어서 서울 외곽으로 밀려났다. 미관을 해치는 경관들은 인위적으로 조정되었고 노숙자들도 일순간에 사라졌다. 평소보다 줄어든 버스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지옥 버스를 경험하면서 빨리 올림픽이 끝나서 평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릴 정도로 우리가 아닌 손님들을 위한 행사였다. 새만금 잼버리처럼 준비 없이 엉망진창을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지나치게 우리를 희생하는 것도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달랐다. 외국인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 전체가 즐긴 행사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광화문에 운집했지만 그 어떤 사건 사고도 없이 즐겁게 행사를 마무리했다. 쓰레기도 자발적으로 수거하는 선진 시민의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월드컵 내내 우리 스스로가 즐기는 행사였다. 지금도 생경한 풍경이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대한민국은 하나가 되었고 IMF 국난을 완전히 극복하고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는 초석을 닦았던 것이다.
행사는 새만금 잼버리처럼 준비해도 안되고 서울 올림픽처럼 너무 희생해도 안 되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처럼 알뜰하고 정결하게 준비하고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해되 우리 스스로도 즐기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많은 국제 행사가 대한민국에서 열릴 것이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와 서울 올림픽을 반추해서 다시는 이런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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