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첫날 영화 스파이코드명 포춘 솔직후기 - 기회비용 감시자

bonanza38 2023. 8. 30. 19:42

제이슨 스타뎀은 연기파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동석처럼 액션은 볼만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다. 그리고 이젠 이런저런 조연으로 출연하지만 노팅힐의 휴 그랜트도 한 때는 글로벌 스타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셜록 홈즈 시리즈의 가이 리치 감독이라면 한 번쯤은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 시작부터 그 기대는 무너졌다. 시간이 돈인 시대에 관객들을 위해 기꺼이 기회비용 감시자 역할을 해 보겠다. 

 

■ 액션 장르라고 생각하면 오산 대환장 만담쇼

영화 '스파이코드명 포춘' 공식 예고편 - 제이슨 스타뎀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한 작품이라면 누구나 액션 장르를 생각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했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연상하면서 유머스러운 미스터리 추리물 장르로 추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스파이코드명 포춘'은 명목상 액션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시원한 액션 장면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을 한 것이다. 군대에서 나오는 쇠고기뭇국처럼 소가 왼발만 살짝 담그고 나온 듯하게 소고기를 볼 수 없던 기억을 생각하면 딱 맞을 듯하다. 액션은 그런 수준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면 맞다. 아니면 관객들과 수 싸움을 하는 미스터리 추리물을 기대한다면 역시 실망할 것이다. 크게 수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13급짜리 영화와 9급짜리 관객의 바둑처럼 손 가는 대로 두어도 무조건 이기는 시합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아니 너무 생각이 없어 코를 골면서 자는 옆자리 관객처럼 굳이 머리를 쓸 필요도, 다음 장면을 고민할 필요도 없는 영화다. 

그럼 이 영화를 어떤 장르일까? 마치 70년대 장소팔 고춘자 만담을 하듯이 쉴 새 없이 대사를 퍼부어 신을 이끌어 가는 대환장 만담쇼 장르를 개척한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영화 제작비의 대부분은 출연료일 것으로 추론되는 영화

이 영화의 제작비는 믿어지지는 않지만 7천500만 달러라고 한다. 현재의 환율 1달러 1324원으로 계산하면 천억이 넘은 제작비가 투여되었다는 보도를 보았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금액이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큰 제작비도 아니지만  '도대체 이 많은 돈을 어디에다 썼을까'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무례한 표현이지만 이미 한물간(?) 배우들의 출연료와 여러 나라에서 로케를 하는 비용으로 대부분의 제작비를 탕진하지 않았다면 이런 시퀀스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화면에는 쉴 새 없이 대사를 떠드는 배우를 클로즈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돈 들어갈만한 첨단 CG 장면도 거의 없었다. 삼성 노트북에서 CCTV를 모니터링하는 장면이 최첨단 과학이 요구되는 신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에서 스필버그가 청소년 시절 16미리 카메라로 찍었던 영화 수준과 유사한 장면들을 여럿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공식 예고편에서 나온 자동차 옆 바퀴만 들썩이는 장면이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이었다. 우리나라 감독에게 이 돈을 주었다면 적어도 이 작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내 씁쓸했다. 

영화 '스파이코드명 포춘' 최고 스펙타클한 장면 -공식 예고편

■ 영화 '스파이코드명 포춘' 영화 음악과 평점

이 영화를 더욱 지루하게 만든 공로(?)에 한몫을 한 것은 영화 음악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 같은 템포로 백색 소음처럼 영화 음악이 깔렸다. '스파이코드명 포춘'의 영화 음악은 규칙적인 철로소음 때문에 잠이 잘 온다는 기차여행 같았다. 

이 영화에서 음악의 백미는 고작 1969년 작 '내일을 향해 쏴라'의 OST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를 TV에서 그대로 들려주는 것이었다. 명작을 오마주한 것인지 망쳐놓은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때문에 쉽게, 함부로 평하기가 어렵다. 또한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영화라도 함부로 비추천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느니 여러분의 기회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고 감히 말한다. 혹시 나를 믿지 못한다면 꼭 가서 보고 댓글을 남겨 주기 바란다. 기대한다. 

영화 '스파이코드명 포춘' 평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