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참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집약된 예술이다. 따라서 함부로 영화를 비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비난이 아닌 합리적인 비판은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참여하려고 하지만 기회는 쉽지 않다. 따라서 합리적 비판이 인맥, 학맥 등의 연줄이 아닌 정말 능력 있는 사람들이 영화에 새롭게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45억 원의 저예산으로 만든 작품을 과감하게 비판한다. OTT가 활성화하고 영화 티켓 비용은 상승한 상태에게 기회비용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도록 '기회비용 감시자'의 역할을 자청한다.
■ 범죄 스릴러 영화의 기본도 되지 않은 작품 영화 '타겟'
범죄 스릴러 장르의 핵심은 관객과의 두뇌 싸움 (battle of wit)이다. 즉 평범한 관객들의 예상을 뒤집는 기발한 각본과 연출력이 범죄 스릴러 장르의 정수이다. 하지만 영화 '타겟'은 관객과의 두뇌 싸움에서 완전히 졌다.
감독이 곳곳에 심어둔 복선이 들통난 몰래카메라처럼 성겼다.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는 컷이라고 감독은 생각했겠지'라는 비웃음이 결국은 화면에서 증명되었을 때 영화 '타겟'은 관객들에게 완전히 패배했다. OTT를 통해 수많은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요즘 관객들을 웬만한 각본으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작가나 감독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허점이 많은 복선을 나열하지 않겠지만 극의 중요한 반전이 될 수 있는 인테리어 회사 실장에게 심어놓은 암시로는 절대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는 다른 제작자들도 알아야 할 것이다.
■ 모든 면에서 2% 아니 20%로 부족한 영화 '타겟' - 영화 산업 전반의 문제점
이 영화는 '중고거래'라는 친근한 소재로 처음 영화가 시작되었을 때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요소가 있는 분명히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친근한 소재는 진부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미 탐사보도에서 본 듯한 장면들은 초반 시퀀스에서 마무리해야 했다. 친근한 소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창의적인 발상으로 관객들을 예측 못하는 세계로 이끌어야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영화 각본을 박희곤 감독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많은 영화에서 아직도 각본을 감독의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가 연출을 하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처럼 영화를 많이 볼 수 없는 시대가 아니다. 관객들의 수준이 웬만한 감독보다 우수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OTT의 등장은 미증유의 사태인 것이다. 눈높이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젠 영화에서도 전문가의 분업화를 통해 영화를 질적으로 향상할 필요가 있다.
촬영감독, 음악감독, 조명감독, 미술감독 모든 분야가 분업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와 연출이 분업화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드라마에서 작가와 연출가가 완전히 분리되어 협업을 하는 것처럼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의 역할을 완벽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다. 새끼 작가를 참여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나리오가 전문 작가의 머리에서 나와야 하고 메인 각본가가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야 한다.
영화 '타겟'은 작가적 한계성을 가지고 있는 감독의 시나리오 참여가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이 문제점은 단순히 영화 '타겟'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영화 산업 전반의 문제이다. 앞으로 다른 영화 제작에서도 작가와 감독의 분업화가 절실하다.
또한 영화 '타겟'은 단순히 시나리오로 국한할 수 없는 연출력에서도 매우 큰 문제점을 노정했다. 연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캐릭터 설정에 실패했다. 김성균이 연기한 주철호 형사가 사무적 태도에서 갑자기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는 것에서 개연성이 부족했다. 편집에서 삭제된 컷이 있는지 캐릭터 설정의 문제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스포일러의 우려로 모두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 설정이 많았고 그 책임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 영화 '타겟' 평점
영화 '타겟'은 분명히 필자의 기회비용을 낭비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충만함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마지막 시퀀스는 끝나지 않는 돌림노래를 보는듯했다. 용두사미처럼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필자의 판단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영화는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영화도 있지만 영화 '타겟'은 그런 정도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필자의 기준으로 영화 '타겟'은 평점은 결코 좋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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