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조지아주를 중심으로 대학독립리그 소속 '사바나 바나나스'에 의해 시작된 '바나나볼'이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매 경기마다 연속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바나나볼'은 현대 야구의 가장 큰 문제점인 긴 경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로컬룰을 채택하고 다양한 흥미 요소를 접목해서 야구의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구 퍼포먼스를 하는 할렘 글로브트로터스(Harlem Globetrotters)의 야구판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체의 조작을 허용하지 않는 스포츠맨십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있다.
■ 팬퍼스트 야구 '바나나볼' 로컬룰
'바나나볼'의 모토는 팬퍼스트(Fan First)이다. 야구의 그 어떤 요소보다 팬을 즐겁게 해 주는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바나나볼'만의 특이한 로컬룰은 지루한 요소를 축소하고 야구의 재미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1. 경기시간은 무조건 2시간. 1시간 50분 후에는 새로운 이닝 금지
2. 타자가 타석 벗어나면 스트라이크. 번트 시도는 퇴장
3. 포수, 코치진 마운드 방문 금지
4. 매 이닝 다득점 팀 1점 획득
5. 와일드피치, 패스트볼 때 볼 카운트와 관계없이 타자 1루 도루 가능
6. 볼넷 시 수비팀 야수 모두 릴레이 해서 공 잡을 때까지 타자 전력 질주. 2루, 3루 진출 가능
7. 연장 때 투수, 포수, 야수 각 1명에 타자 1명만 플레이
또한 중견수가 투구를 하기도 하고 심판이 판정을 한 후 춤을 추기도 한다. 파울 볼을 팬이 직접 잡으면 아웃 처리가 되기도 한다. 게임을 시작하는 권한은 팬들에게 있다. 팬들이 '플레이볼'을 외치면 게임이 시작된다.
모든 스포츠는 팬이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팬퍼스트' 정신을 '바나나볼'은 가장 중시한다.
■ 농구 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연상
'바나나볼'은 농구 퍼포먼스를 하는 '할레 글로브트로터스'를 연상하게 만든다.
할렘 글로브토로터스가 처음부터 농구 퍼포먼스를 한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 NBA가 흑인 선수들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능력은 있지만 NBA에 진출하지 못한 흑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1926년 '사보이 빅파이브'라는 팀으로 시작했다가 1928년 '할렘 글로브트로터스'로 개명한 후 1939년 내셔널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이후 NBA가 흑인 선수를 영입함에 따라 실력차가 벌어지면서 팀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쇼단으로 개편했다.
2019년 코로나 이전까지는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며 전 세계를 투어 경기를 진행했다.
■ 일각에서 '바나나볼'에 대해 스포츠 희화화 비판 - 진정성 있는 골때녀 인기
일각에서는 '바나나볼'에 대해서 스포츠를 너무 희화화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재미있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형태의 조작도 가미되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진정성이 스포츠의 본질이기 때문에 심판이 춤을 추고, 허용되지 않는 번트를 해서 일부러 아웃이 되는 형태의 조작이 오히려 재미를 반감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과거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몰래카메라'를 보고 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의심을 가졌던 경험을 했던 것처럼 일각에서는 '바나나볼'이나 '할렘 클로브트로터스' 경기를 보고 나면 일반 스포츠 경기에도 조작 의심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경기력이 한참 떨어지지만 진정성 있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 더 스포츠맨십을 느끼게 한다는 사람도 있다. 한 때 '승부조작'시비가 있어 프로그램 존폐 위기에 시달렸던 '골 때리는 그녀들'이 오히려 엄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후에 인기가 급상승한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포츠에서는 진정성이 바로 재미고 감동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실제로 '골 때리는 그녀들'은 공 하나에 전 선수가 몰려들고 헛발질이 난무하는 형편없는 경기력이지만 축구에 진심인 여성들의 스포츠맨십에 울고 웃고 감동한다. 어떤 사람은 오히려 예능에서 스포츠맨십을 느끼고 일부 경기장에서는 공허함을 느낀다고 프로 선수들의 무성의한 태도를 질타하기도 한다.
팬들을 위해서 다양한 기획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츠맨십'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면 어느 순간 재미도 감동도 없는 '경기 조작'만 남는다는 것을 스포츠 종사자와 스포츠를 매개로 한 예능을 하는 사람들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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