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이 귀국했다. 해맑은 미소를 띠며 귀국 인터뷰에 응한 클린스만 감독은 시종일관 긍정적인 미디어의 반응을 요구했다. 비교적 외국인 감독에 관대한 한국 미디어가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적절치 못한 비유를 들었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강해도 외부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많으면 결국 팀 성적은 나올 수 없다며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독일의 예를 들었다. 아시안컵까지는 자신을 믿고 무조건 긍정적 반응만 보여달라는 대환장 인터뷰를 지켜보는 한국 축구팬들의 가슴은 문드러졌다. 잘못된 과정을 보고도 무조건 잘 될 거라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믿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들어주기도 힘들고 부정적 여론을 가지면 아시안컵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날 거라는 섬뜩한 암시에 비난하기도 힘들다. 해맑은 클린스만 감독의 대환장 인터뷰에 한국 축구팬들과 미디어는 딜레마에 빠졌다.
■ 부정적 행동을 하면서 긍정적 여론을 기대하는 해맑은 클린스만 감독
인천공항에 도착한 클린스만 감독의 표정은 해맑았다. 자신을 향한 국내 여론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한 클린스만 감독은 시종일관 긍정적 미디어 반응을 요구했다. 그리고 국내 여론이 악화된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개선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내 여론이 악화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였던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상주하지 않고 해외에 들락날락하면서 한국 국가대표팀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이달 말쯤 다시 유럽에 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 클럽 팀에 있는 유명 선수들만 가지고는 대표팀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K리그 선수들을 직접 관찰하면서 평판이나 팀성적보다 대표팀에 최적화된 선수를 선발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과거 히딩크 감독은 당시 무명에 가까운 박지성과 이영표를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특히 박지성 같은 경우에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선수였기 때문에 히딩크의 박지성 발탁은 의외였다. 하지만 결과는 2002년 월드컵뿐만 아니라 그 이후 10여 년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책임지는 선수가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그럴 의지가 없어 보인다.
과정이 부정적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긍정적인 여론만을 기대하고 있다.
■ 아시안컵 결과로 심판받겠다는 클린스만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 한국 축구팬
클린스만 감독의 인천공항 인터뷰는 한국 축구팬들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한 독일 대표팀의 예를 들며 클린스만 감독은 내부적으로 아무리 강해도 외부적으로 부정적 여론이 있으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시안컵의 결과로 자신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클린스만 감독은 밝혔다. 아시안컵 결과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한국 축구팬들은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다.
한국 축구팀보다는 자신의 사생활에 더 치중하는 듯한 '재택근무' , 승리하지도 못하면서 아들 요구로 아론 램지의 유니폼 교환 요청, 경기 앞두고 뮌헨 레전드 매치 참석 시도 등 숱한 문제에도 무조건 긍정적 여론만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에 열정을 보여 주지 않고 있는 클린스만을 향해 비난하지 않을 수도 없고 비난했다가는 아시안컵 성적이 안 좋을 거라는 클린스만은 불길한 암시에 비난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왜 이런 황당한 상황에 놓여야 하는가? 과정이 좋지 않은데 좋은 성적을 위해 긍정적 생각만 하라는 미신적 상황에 놓인 한국팬들의 답답한 딜레마 상황이 계속되어야 하는가?
■ 태도만 문제가 아니다 - 전술 부재의 클린스만 감독
클린스만 감독을 신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태도뿐만은 아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3위의 성적을 올릴 때도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요아힘 뢰프라는 발군의 전략가를 수석코치가 있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로 요아힘 뢰프는 클린스만 이후 독일 대표팀은 2006년에서 2021년까지 책임질 정도로 대단한 지략가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재직할 때, 필립 람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지시는 거의 없었고 체력 단련만 했다"라고 자서전에서 언급했다 클린스만이 세세한 전술을 지시하는 지략가형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용기와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매니저형 감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언급이었다.
무엇보다도 클린스만 감독은 현업에서 물러난 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점이다. 헤르타 BSC 사임 이후 3년 간의 공백기에 그가 부족한 전술을 메워줄 훌륭한 전술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석 코치인 오스트리아 감독 출신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의 6경기 운영을 볼 때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하다. 클린스만 감독이 미국 감독 시절 코치였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의 전술이 한국 국가대표에도 잘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고 감독이 아니라 코치의 전술에 의존해야 하는 현 상황이 효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웨일스전까지 무승을 기록한 헤어초크의 전술을 계속 믿을 수 있는지 한국팬들 사이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관찰한 바로는 클린스만 감독은 가성비가 떨어지는 감독이다. 상당기간 우승하지 못했던 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팬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촉박한 경기 일정상 감독 교체가 힘든 상황에서 한국 축구팬들은 열정적으로 응원하기도 그렇고 응원 안 하기도 그런 답답한 마음이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실패하더라도 국내 감독을 선임해서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고려할 수 없을지, KFA의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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