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소개 명령를 내리고 곧 지상군을 투입할 전망이다.
혹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지만 역사는 이 전쟁을 제5차 중동전쟁으로 기록할 것이다. 이미 지난 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이후 최대 희생자 (11일 자 기준 이스라엘 사망자 1,200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 800명)가 발생했다.
이슬람의 라마단과 이스라엘의 휴일인 욤키푸르 기간에서 일어나서 욤키푸르 전쟁이라고 불리는 제4차 중동전쟁이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었다면 이번 전쟁은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불리고 있어 이미 5차 중동전쟁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내막과 전망과 이 전쟁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긴 나라와 손실을 보는 나라를 정리한다.
■ 이스라엘-하마스 최신 전황 -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임박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 하마스 전쟁의 최대 고비인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 작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스라엘에서 1200명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 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의 희생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민간인 소개 명령을 내렸지만 국제 사회는 가자시티에 있는 110만 명의 인원이 동시에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스라엘의 소개 명령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4차 중동 전쟁의 추이를 본다면 이스라엘은 자국의 영토까지 침입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적당히 마무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내에 있는 인질들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가자지구 내에 하마스 거점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고 한동안 하마스는 지하에 숨어들며 게릴라전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 이스라엘 - 하마스 전쟁의 내막 -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하마스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 하마스 전쟁의 근원에는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이 전쟁의 원초적 근원은 전 세계를 떠돌던 유대인들이 영국 식민지였던 팔레스타인에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시작되었지만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국한해서 그 내막을 설명한다.
결국 이번 전쟁은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정권부터 시작된 아브라함 협정 (아랍에미레이트 연합, 바레인, 수단, 모로코와 이스라엘의 평화협정)과 최근 이스라엘과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화 협정 임박으로 위기감을 느낀 시아파 연합(이란 - 시리아 바샤르 아사드 정권 - 레바논 헤즈블라 -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은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의 혈통 계승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마호메트 사후 4대 칼리프까지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4대 칼리프 후사인이 암살당하면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마호메트의 사위 알리의 혈통만을 신성이 계승된다고 보는 소수파인 시아파와 마호메트를 예언자로 보고 혈통과 상관없이 칼리프에게 충성을 다하는 융통성 있는 후계론을 지지하는 90% 이상의 다수파인 수니파의 대립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의 맹주 이란의 대립은 2019년 결정적인 사건으로 다시 불거진다. 2019년에 아랍에미레이트 선박과 사우디 아라비아 정유 시설의 피격의 배후에 이란이 지목되면서 수나파 연합은 이스라엘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미국의 지원으로 결국 이스라엘과 수니파 연합이 일명 '아브라함 협정'이라고 불리는 평화 협정을 맺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브라함 평화 협정'이 오히려 중동에 전운을 감돌게 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결국 수니파 연합이 적국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시아파를 견제하는 형국이 지금 제5차 중동전쟁으로 기록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반발의 배경이 되었다.
■ 이스라엘 - 하마스 전쟁으로 웃는 나라와 우는 나라 - 향후 전망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가시방석에 오른 나라는 단연코 미국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큰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아브라함 평화 협정'을 끌어낸 트럼프와는 다르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모자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막지 못한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이 결국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미국은 울고 트럼프는 웃는 희한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국익과 바이든 행정부에는 손해를 주지만 대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에게는 호재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번 전쟁으로 가장 수혜를 받는 국가는 이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미국이 이란 자금 60억(한화 8조 원)을 동결했지만 이란을 하마스 배후라는 확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사실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번 전쟁에 이란이 직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증거를 미국이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은 전쟁의 확대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이란이 배후에 있다는 증거가 있어도 이를 공식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평화 협정을 미루게 하고 중동에서 일정 지분의 헤게모니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하마스를 이용해서 '손 안 대고 코를 푼'격이 된 것이다.
팔레스타인 내에 요르단강 서쪽 서안 지구를 중심으로 '두 개의 국가 방안'을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가 이끄는 파타(Fatah) 당과 가자 지구를 중심으로 2006년부터 집권한 하마스가 대립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PA)가 벌인 전쟁이 아니라 가자 중심의 하마스가 일으킨 전쟁이어서 그 의도는 명백하다.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온건파지만 부패한 파타당과 공포 정치로 일관하는 하마스 모두에게 신물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전쟁의 공포보다는 평화롭게 살고 싶은 생각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약화될 무렵 하마스는 전쟁을 통해 중동에서의 영향력 유지와 대내적으로 긴장 유지를 통해 집권의 연장을 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1996년부터 3년 간 1차 집권 후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장기 집권하다가 실각했던 극우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는 2022년 12월 다시 집권했지만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부패 혐의로 매우 불안한 상황이었다. 또한 최근에는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개혁안을 밀어붙여 대규모 반대 시위에 직면했다.
대법원의 위헌법률심판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가결하는 등 반민주적인 행태를 벌이는 네타냐후에게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마스의 공습은 모든 것을 블랙홀로 빨아들였다.
결국 네타냐후와 하마스는 적대적 공생을 통해 자국 내 반대파의 목소리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도 미국 이해관계 때문에 참전하지 않고도 헤게모니를 챙기게 되는 이익을 보게 되었다.
전쟁의 전망은 현재처럼 이스라엘과 하마스, 레바논 헤즈블라, 시리아 등의 산발적인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가자 내부에서 게릴라전을 펼치고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작전으로 전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전쟁 전 국내의 정치적 열쇠를 만회하고 일정 시간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란은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적대적 공생으로 나름대로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국제적 헤게모니 쟁탈전에 최대 희생자는 아이들과 여성을 포함한 무고한 민간인들이라는 점이다. 결국 외세나 자국의 지도자가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들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해서 스스로 평화를 완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만이 이 사태의 종국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가 피해를 보는 지금의 형국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대다수 무고한 시민들의 각성만이 유일하고 종국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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