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를 맞아 교사들은 연가, 병가의 형태로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했다. 교육 현장은 대혼란이었다. 3일 긴급 공지를 통해 체험학습 신청을 한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직원 850명을 급파했지만 정상적인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부 자녀들은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자습을 을 하거나 교내에서 학생들끼리 보드게임, 책 읽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하교했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긴급 상황에 적절한 교육 행정을 하지 않고 책임을 오롯이 학부모에게 전가하는 무능함을 보여 주었다.
■ 9.4 공교육 멈춤의 날 - 돌봄 교실로 바뀐 대혼란 상황
9.4 공교육 멈춤의 날 교육 현장은 말 그대로 혼란 그 자체였다. 이미 3일부터 예견된 상황이었다. 교육청은 긴급 공지를 통해 9월 4일 등교일로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체험학습 신청을 받는다는 앞 뒤가 맞지 않는 행정 조치를 동시에 공지했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사들의 집단행동을 예상하고도 그 책임을 학부모에게 전가하는 무능한 교육 행정을 한 것이다. 교사 단체와 적극적 협의를 통해 정상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거나 아니면 현 상황을 고려해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인정하고 집단 휴교를 택일을 해야만 했다.
실제로 9월 4일 등교한 초등학생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불안감을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 소재 한 초등학교 다니는 4학년 학생은 9월 4일 교육 현장 상황을 증언했다.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보안관 아저씨가 학교 도서관으로 가라고 하는 순간부터 혼란스러웠다. 도서관에 가자 학생들이 모여있었고 담임 선생님이 아닌 선생님이 반으로 이동하라고 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반이 아닌 반으로 이동을 했다. 하지만 그 반의 학생 구성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반은 2명, 어떤 반은 3명 어떤 반은 7명의 학생들이 등교했다. 결국 가장 많은 학생들이 등교한 반으로 또다시 학생들은 이동했다. 그리고 1교시부터 수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보드 게임 등으로 교실 내에서 누군지 모르는 선생님의 감독하에 놀이활동을 했다. 그러다 3교시부터는 놀이활동을 하지 않고 지루한 책 읽기를 하라고 학생들은 지시를 받았다. 왜 교실에 자신들을 잡아 놓는지도 모른 채 학생들은 5교시 내내 혼란스럽게 하루를 보내고 하교했다.
학생들 중에는 공부를 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학생도 있었고 마치 부모가 집을 나간 것처럼 담임 선생님이 오지 않아서 불안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내일은 담임 선생님과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 교육 현장은 말 그대로 대혼란 상황이다. 학생도 행복하지 않고 교사도 행복하지 않고 학부모도 행복하지 않은 총체적인 난국이다. 이 혼란 상황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손을 놓고 방관자로 전락했다.
■ 윤, 교권 확립과 반국가행위 단호 대응 동시에 발언 - 교육부 집단행동 강경 대응
9월 4일 교육 현장의 대혼란에 정부는 완전히 손을 놓은 모습이었다. 모든 것을 일선 교육청에만 맡기고 적극적으로 정부가 개입해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는 않았다. 다만 '말의 성찬'만이 있었다.
윤대통령은 4일 오전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주말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황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동시에 "자유민주주의의 국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반국가행위에 대해 정치진영에 관계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 현장은 대혼란의 아노미 상태에 놓여 있는데 또다시 반국가행위를 언급하는 것은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연가, 병가 투쟁을 하는 교사들에 대해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국민의 힘도 혼란스러운 '말의 성찬'에 가세했다. 국민의 힘은 김기현 원내 대표는 4일 아침 회의이서 교권회복 4 법을 조속히 통과할 것과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보안할 것을 언급했지만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행상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한 교육부 징계방침을 옹호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무기한 단식 중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는 이 부당한 겁박과 고발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말을 하면서 윤정부가 때려잡기식 겁박으로 교육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 대표들은 4일 서이초 교사의 49재 행상에 참여한다고 했지만 교사들의 실질적 교권이 확립되고 학생들의 수업권과 교육권이 보장되는 조치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결국 교육 당국의 무능과 방관으로 피해는 학생, 교사, 학부모의 몫이 되었다.
■ 9월 4일 교육 현장은 무정부 상태
9월 4일 교육 현장은 한마디로 무정부 상태였다. 일어난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 여당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구체적 노력을 하기보다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원론적인 '말의 성찬'만을 할 뿐이었다. 유일한 구체적 행동은 서이초 교사의 49재 행사에 여당 원내대표가 참석한다는 것뿐이었다.
단기적으로 교사들의 무기력감과 집단적 트라우마를 극복해 주기 위해서는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과 관련된 교사들의 투쟁을 인정해야 한다. 그와 반대로 징계 등을 언급하는 것은 현단계에서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정부 여당은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집권 세력으로서 장기적으로 교육 현장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로드맵을 설정하고 교육계와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구체적 플랜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는 없다. 단지 땜질식 허장성세만 난무할 뿐인 상황이다.
정부 여당이 이런 입장을 고수한다면 또다시 9월 4일의 교육 현장의 무정부 상태는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통령실 강승규 수석 전당대회 개입 의혹 이어 관제데모 사주 의혹 (2) | 2023.09.06 |
---|---|
홍범도 장군 논란 총정리 - 아직도 독립투쟁은 진행중 (2) | 2023.09.04 |
잇따른 초등 교사 사망, 9.4 공교육 멈춤의 날-교육계 비상 (0) | 2023.09.03 |
박정훈 대령 구속 영장 기각 - 대치, 강제구인, 긴박했던 영장실질심사 (0) | 2023.09.01 |
이재명 대표 사즉생 각오로 무기한 단식 돌입 -국민께 사과 (0) | 2023.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