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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날 영화 거미집 후기 - 창의적 연출력과 탄탄한 연기력

bonanza38 2023. 9. 27. 22:42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다. 물론 작가나 배우와 함께 앙상블을 이루어야 하지만 캠퍼스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처럼 스크린 구석구석 빈틈없이 채워야 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개봉 첫날 영화 '거미집'을 보면서 모처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보게 되어 흐뭇했다. 짜증 나는 기회비용 감시자의 역할을 하지 않고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를 열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영화 '거미집'은 감독의 창의적인 연출력과 검증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조화를 이룬 올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혀 올드하지 않는 연출력

영화 시작부터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스피디한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곧 더 인상적인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전개되면서 관객들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액자영화 형태의 흑백과 현실 속의 컬러의 대비와 조화는 전혀 올드하지 않는 창의적인 연출력이라는 감탄을 느끼게 만들었다. 

 

블랙코미디와 코미디 장르를 적절하게 배치해서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잡은 연출력도 훌륭했다. 영화의 질을 담보하는 미장센(등장인물 배치, 무대장치, 조명 등 총체적인 설계)과 영화음악의 선택도 탁월했다. 

 

전체적으로 감독의 창의적이면서도 동시에 노련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김지운 감독의 역대급 수작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검증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앙상블까지 돋보인 영화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는 송강호 - '거미집' 메인 예고편 -바른손이앤에이

송강호를 중심으로 주연급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였다. 

특히 송강호는 캐릭터를 설정하기 쉽지 않은 배역임에도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전달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연기력을 과시했다. 

 

작가적 창의력을 말살하는 검열의 시대에 작가적 한계와 욕망 사이의 갈등을 송강호 특유의 과하지 않지만 뒷심 있는 연기로 소화했다. 송강호가 아니라면 누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적절한 캐스팅이었다. 

 

다른 배우들의 앙상블도 대단했다. 특히 흑백영화로 처리되는 액자영화에 70년대 특유의 발성과 톤앤톤 앤 매너를 유지하면서 연기 앙상블을 만들어낸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톤 앤 매너 자체가 관객들의 웃음을 촉발시키는 코미디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객석에서 폭소가 이어졌다. 

 

특히 오정세(강호세역)의 능글맞은 연기와 임수정(이민자역)의 강렬한 눈빛 연기, 선배들의 연기에 밀리지 않는 정유정(한유림역)과 전여빈(신미도역), 연륜에서 나오는 연기력을 보여준 박정수(오여사역)와 장영남(백회장역)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앙상블이 돋보였다. 

연기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 '거미집'- 해외예고편 -바른손이앤에

■ 영화 '거미집' 쿠키영상과 평점

영화 '거미집'의 제목에 대한 비밀은 액자영화 편집 영상이 나오는 쿠키영상을 보면 해결될 것이다. 

대체적으로 영화 '거미집'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평점을 보면 다소 인색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영화 중반부에 시나리오적으로 지루하고 의미 없게 느껴지는 몇 장면들이 옥의 티로 남았다. 

예를 들어 오정세(강호세역)의 공사 장면과 정사신은 의도가 코미디였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전체의 흐름에 적절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관객들도 갑작스러운 장면에 폭소가 이어지던 분위기가 갑자기 싸하게 식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올해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외화까지 포함해서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영화 '거미집'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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