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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넌 2 솔직 후기 - 범죄도시3, 마블시리즈 -우려먹기 이젠 그만

bonanza38 2023. 9. 28. 21:39

영화 더 넌 2를 보고 왔다. 전편보다 탄탄한 서사라는 홍보성 언론 매체의 소개와는 다르게 억지로 꿰맞춘 듯한 스핀오프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간간이 나오는 단발마적인 공포에 심장 약한 사람은 깜짝 놀라겠지만 웬만한 장면에는 꿈적도 안 하는 호러광에게는 그렇게 무섭지도 않은 영화였다 

컨저링 2에서 시작된 악마 수녀 발락이 독립해서 '더 넌'을 만들더니 이젠 '더 넌 2'라는 스핀오프를 내놓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계의 위기다. 국내에서는 '범죄도시 3'이 천만을 넘고 미국에서는 '더 넌 2'가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고 22~24일까지의 매출액만 840만 달러를 기록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새로운 영화는 관객들이 외면하고 안전한 우려먹기 시리즈 중에 한 두 영화가 폭발적 흥행을 이끌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시리즈,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 시리즈 셀 수 없는 우려먹기 시리즈에 이젠 신물이 난다. 

창의적이고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작가와 감독이 영화계에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그들은 이제 OTT를 향하고 있다. 

영화계 종사자들만 모르는 것 같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의 몰락이라는 쓰나마가 저 먼바다에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호러영화 지수 최하 더 넌 2 

'더 넌 2' 악마 수녀 발락 - 메인 예고편 - Waner Bros. Korea

호러영화면 호러영화다워야 한다. 특히 스핀오프라면 그 임무에 충실해야 그나마 그것을 기대하고 온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다. 

 

하지만 '더 넌 2'는 앞으로 이 시리즈를 더 우려먹기 위한 빌드업을 위해 서사에 더 집중한 것처럼 보인다. 

이 시리즈 중 가장 앞선 사건을 다루며 악마수녀 발락의 탄생의 서사에 집중했다. 

 

그래서 '더 넌 2'는 호러영화 지수로는 이 시리즈 중에서 최하 점수를 기록할 것 같다. 

이 분야 전문가적 관객들인 호러광들에게는 '이거 뭐야!' 할 정도로 무섭지 않은 영화로 남을 것 같다. 

 

문제는 '더 넌 2'는 호러도 실패하고 서사도 실패한 '죽도밥도' 안 되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왜 이 영화가 미국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세계 영화 산업의 위기를 반증하는 것이다. 

 

■ 쓰나미가 닥칠 때까지 위기를 모르는 영화 산업 종사자들

모든 산업은 흥망성쇠가 있다. 문화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무성영화의 시대가 있었고 그 영화에 소리를 입히는 변사가 유명인이 되었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성영화는 자취를 감추었다. 

 

2D 애니메이션이 3D가 대세가 되면서 자리를 감추었다. 그럼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영화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데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창의적이고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창작자들은 OTT로 발을 돌리고 있는데 영화 산업 종사자들은 한 번 성공하면 우려먹기 시리즈를 염치없이 반복 재생산하고 있다. 

 

국내 영화 중에 '범죄도시'시리즈는 앞으로도 몇 편을 더 내놓을 것 같다. '범죄도시 3'의 천만 관객 동원에 도취되어 몰락의 순간까지 우려먹기는 계속될 것 같다. 

 

결국 '미션임파서블 7', 마블시리즈, DC 시리즈, 존윅 시리즈처럼 지금 영화판은 우려먹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오리지널리티가 소멸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플랑크톤이 서서히 소멸되고 있는데 최상단 포식자들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오늘만 살고 있다. 결국 영화 생태계가 붕괴하고 나서야 그들은 무책임했던 그들의 시대가 저무는 것을 인식할 것이다. 

 

영화는 영화고 OTT는 OTT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있었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커다란 스크린과 돌비 시스템의 음향을 자랑하는 영화관에 밀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하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깨닫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뜨거운 물에서 허우적거리지만 자신의 최후를 알지 못하는 개구리처럼 완전히 몰락해야만 이 순간이 위기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어쩌면 창작자들에게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만 옮기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관에서만 느끼는 영화의 향취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 기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아직은 많으니까 안심하고 우려먹기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영화 산업 종사자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소수의 LP판 마니아가 있지만 대세는 MP3와 스트리밍으로 음향 산업이 완전히 재편되는 것처럼 기술 발전의 대세는 어쩌면 막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의 사례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TV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위축될 것 같았던 라디오가 '보이는 라디오'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일방향 TV 시스템으로는 할 수 없는 실시간 쌍방향 소통 시스템의 콘텐츠를 정착시키면서 라디오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박사논문 수준의 연구와 분량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간단한 팁은 분명하다. OTT에서 보든 영화관에서 보든 상관없는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우려먹기 콘텐츠 양산을 중단하는 것이다. 

 

관객들을 영화관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콘텐츠와 오리지널리티를 좀 더 확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그나마 현재 가지고 있는 생태계를 좀 더 지속시킬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다. 

 

영화관 산업 종사자들은 이미 도달한 쓰나미를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코로나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산업의 재편에 의한 장기적인 플랫폼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OTT에서 봐도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의 추억에 사로잡혀 있는 시네필로서 부탁하고 싶다. 영화관 산업 생태계를 조금 더 연장하고 싶다면 당장 우려먹기 시리즈에 매달리는 관성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현재의 영화 산업 종사자와 평론가, 언론 등의 카르텔은 심각하다. 우려먹기 시리즈로 품질이 저하되고 있는데 비판적 평론은 자취를 감추고 아직 존재하고 있는 거대자본의 홍보 전략에 그대로 부역하고 있는 일부 평론가와 언론인들은 자신들도  이 사태의 공범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범죄도시3' -유튜브 미리보기

■ '더 넌 2' 쿠키영상과 평점

'더 넌 2'는 쿠키영상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또다시 우려먹기를 암시하는 장면으로 쿠키영상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 넌 2'에 대해서 좋은 평점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우려먹기 시리즈를 퇴출해서 영화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시리즈물에 대해서는 비판적 평가를 하는 역할을 자처할 것이다. 

 

'더 넌 2'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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