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김행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김행 후보자의 자료제출 거부로 인한 야당 인사청문위원들의 거센 항의는 청문회 개회 초반부터 이어졌고 김행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당 청문위원들이 거세게 맞대응하면서 인사청문회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김행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사전 준비 과정에서 주요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가 청문회 당일에 인사청문위원들에게 자료를 주는 등 불성실한 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다 야당 청문위원들이 근거를 제시하면 몰랐다며 발뺌을 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리고 야당 청문위원들이 불법 사항으로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면 고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가부 청문위원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위원이 김행 후보자가 운영한 '위키트리'의 '미투 보도'에 관련한 선정적 보도에 대해 '혐오 장사'라며 비판하자 김행 후보자는 "부끄럽지만 이것이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혜인 청문위원은 "부끄럽다면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하세요!"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에서 김행 후보자는 반성이나 사과보다는 강경한 태도로 청문위원들에게 맞서기 시작했다.
결국 권인숙 위원장은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고발하라고 일관하는 김행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하며 "감당하지 못하면 사퇴하시든가요."라고 말했다. 이에 흥분한 국민의힘 지성호 청문위원 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김행 후보자와 함께 나가자고 부추겼다.
김행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나가려고 하자 이를 막으려는 야당 청문위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위원장의 편파적 진행을 항의하는 여당 청문위원과 고성이 이어졌다. 결국 권인숙 위원장은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하지만 10분이 지난 후에도 김행 후보자는 청문회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김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여가부를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는 희대의 어록은 결국 청문회장에서 드라마틱하게 엑시트 하는 현실이 되었다.
■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 김행 후보자 - 야당 청문위원 강한 항의 - 드라마틱한 엑시트
청문회 초반부터 야당 청문위원들은 자료제출 미비에 대해서 강하게 항의했다.
첫 질의에서 나선 민주당 문정복 청문위원은 김남국 의원 코인 사건에 관련해서 김행 후보자가 방송 패널로 나가 발언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위키트리가 생성한 기사를 스팀잇에 넣어 스팀잇으로부터 코인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문위원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코인 지갑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김행 후보자는 "저희 회사는 코인을 스팀잇과 한 적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서 문정복 청문위원과 코인으로 돈을 번 적이 없다는 김행 후보자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또한 민주당 김한규 청문위원은 기업에 근무한 이력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김행 후보자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했다. 김한규 청문위원은 '넥*스투자'라는 곳에 상임고문 이력이 있냐고 물었으나 김행 후보자는 상임고문뿐만 아니라 고문을 한 적도 없다고 우겼다.
그러나 2006년 10월 26일 광주일보 칼럼, 2007년 1월 25일 노컷뉴스, 2015년 12월 16일 공직 예비 후보자 출마 시 중구자치신문 기사 등에 투자상임고문 이력이 나오자 김행 후보자는 "착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식의 문답은 청문회 내내 이어졌다. 자료제출 미비로 인해 직접 청문위원들이 찾은 근거를 제시하면 김행 후보자는 "몰랐다.""착각했다" 등으로 발뺌을 하거나 자료제출은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주식 통정매매 혹은 명의신탁 의혹 관련 자료, 자녀 주식 비율과 증여 관련 자료, '위키트리'에 관련한 조세 포탈 의혹 관련 자료, 경영권 분쟁에 관련해서 재판 기록에 내용으로 파악한 배임 의혹 관련 자료 등 청문위원들의 자료 요청에 대해 권인숙 청문위원장은 오전, 오후 등에 수차례 정회를 하면서도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적절한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결국 청문위원들의 인내심을 한계에 이르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자료제출요구가 이어지자 권인숙 청문위원장은 김행 후보자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면서 "감당하지 못하겠으면 사퇴하든지"라는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지성호 위원 등 여당 청문위원들은 편파적 진행을 항의하면 청문회장을 나가려고 했다. 이에 더해 지성호 위원이 김행 후보자에게 나가자고 말하자 김행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에 야당 청문위원들이 몸으로 김행 후보자의 퇴장을 막아서는 등 난장판 청문회가 이어지다가 권인숙 위원장은 10분간 휴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도 김행 후보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드라마틱한 엑시트'를 시전 했다.
결국 차수변경을 통해 10월 6일 하루 더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하고 자정이 지나서도 기다렸지만 열린 마음으로 하늘을 보는 김행 후보자는 드라마틱하게 국회 청문회장을 엑시트 하고 돌아오지 않았다.
■ 용혜인 청문위원 - '차별과 혐오 장사'로 돈 번 기업 경영자, 여가부 장관 부적절 주장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검증에 나선 기본소득당 용혜인 청문위원은 김행 후보자가 '위키트리'를 경영하던 시기에 양산했던 여성 차별적 혐오 기사들을 나열하면서 트래픽만 올려서 성공한 기업인이 되는 것이 올바른지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행 후보자는 "부끄럽다"라고 말했지만 "이것이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라며 발뺌하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트랙픽을 늘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혐오적 콘텐츠를 양상하는 것에 동조한 경영인이 한국 언론의 현실이라는 외부적 환경으로 책임을 모면하려고 변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용혜인 청문위원은 "부끄럽다고 이야기하시면 지금 그 자리에서 사퇴하시라."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 인사청문 제도 실효성을 위한 제언
대한민국의 인사청문 제도는 큰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금번 인사청문 도중에 이탈한 김행 후보자의 '드라마틱한 엑시트'는 국민의 대표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고 관련 상임위원장은 국회모독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할 것이다.
청문회 도중에 후보자가 이탈한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해 국회법 개정의 요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입법 미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국회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법을 개정할 필요 없이 간사 간의 합의로 가능한 효율적인 인사청문 제도를 건의한다.
1. 후보자 검증을 위해서 필요한 충분한 시간 확보
현재 상임위나 인사청문위원회 소속 청문위원 전원이 질의하면 길어야 7분, 짧으면 3분 안에 질문과 답변이 진행된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대답을 지연하거나 얼버무려 하루를 때우려는 자세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체적 진실을 가려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절대적 시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전 청문위원이 발언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대정부 질문처럼 대표 청문위원이 주 질의를 통해 30분 이상 충분한 질의와 답변 시간을 보장받고 나머지 청문위원들이 부족한 질문에 대해 보충 질의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의원 간에 중복 질문을 피하게 되고 충분한 시간 확보로 집요하게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다.
2. 좌석 배치 조정
여야 청문위원들이 서로 정면을 바라보고 국무위원 후보자를 옆으로 보는 현재 좌석 배치는 여야 간에 첨예한 갈등을 더욱 조장해서 후보자 검증이라는 청문회 본래 목적보다는 여야 간 정쟁의 장으로 청문회장을 만들 가능성이 높은 자리배치이다.
따라서 국무총리나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처럼 여야 청문위원들이 서로를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동그랗게 나란히 앉아서 후보자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좌석으로 배치를 바꾸어야 한다.
이런 좌석 배치의 변화만으로도 여야가 힘을 합쳐 후보자를 검증한다는 청문회 취지를 살릴 수 있고 후보자는 좀 더 성실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심리적 기전을 제공할 수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국회법 개정을 하지 않고 간사 간의 간단한 협의로 청문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언했다. 하지만 후보자를 1차적으로 검증하는 검증기관이 제 역할을 못하거나 후보자가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는 현실에서는 이마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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