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플라워 킬링 문'의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은 마블 영화에 대해 "마블 영화는 감정을 전달하고 심리적 경험을 공유하는 시네마가 아니라 테마파크와 같다."라는 혹평을 했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생각을 했다.
마블 영화가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적 감동이 전혀 없다고 강변할 수 없고 SF 무비가 전달하는 심리적 경험 또한 충분히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지나치게 상업적 흥행에만 몰두하는 비즈니스적인 접근과 무한 반복되는 스핀오프로 영화가 아니라 테마파크와 같은 느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측면도 수긍이 간다.
영화 더 마블스는 후자에 가까운 영화이다. 그것도 아주 재미없는 테마파크 같은 영화이다.
누군가가 이 영화를 보면서 "마블 영화는 끝났다"라고 혹평을 해도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3분 출연한 박서준의 소극적 홍보에 대해 배우 노조 파업을 핑계로 대는 것은 구차하다. 테마파크에서 가장 재미없는 놀이기구에 태극기를 달아놓고 한국 관람객들이 올 것이라는 안일한 발상 또한 한심하다.
그리고 영화는 또다시 속편을 암시하는 쿠키영상까지 내보내고 있다.
마블 팬들만을 위한 팬송 같은 영화도 한두 번이지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골수 마블팬들도 이젠 발길을 끊을 것 같다.
■ 어벤저스를 제외하고 최고 수준의 제작비? - 그 돈 다 어디 갔어?
"마블 영화에 무슨 스토리텔링이야! 생각 없이 화려한 CG와 액션을 눈으로 즐기면 되지."
이런 기대마저 무너뜨린 '더 마블스'
스토리텔링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긴장감은 유지하는 플롯은 있어야 하는데, 서사의 부족을 파편적인 멀티버스의 조합으로 눈가림하려는 속 빈 강정 같은 영화가 되고 말았다.
다르벤(자웨 애쉬튼 분)이 캡틴 마블(브리 라슨 분)을 말살자라고 부르면서 용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하기도 전에 몇 번의 액션으로 사건은 해결되고 모니카 램보(티요나 패리스)의 희생을 담보로 캡틴 마블이 만들어낸 거대한 태양은 허망했다.
슬로비디오 같은 액션신 때문에 긴장감은 사라지고 마블 영화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CG마저 충족을 못하면서 영화를 보다 말고 '더 마블스' 제작비를 검색해 보니 2억 7000만 달러(한화 3,620억 7000만 원). 제작비 다 어디에 쓴 거야?
인도 관객을 위한 것인지 갑자기 뮤지컬이 등장하고 고양이의 등장에 여지없이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가 울려 퍼진다.
참 상투적인 영화다.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이 말한 "마블 영화는 감정 전달과 심리적 경험을 공유하는 시네마가 아니라 테마파크와 같다'라는 일갈에 대해 반박하기 힘든 영화 '더 마블스'
엄청나게 비싼 돈으로 테마파크를 만들었지만 정작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관람객들의 표정은 재밌지 않아 테마파크를 나오는 뒷모습이 개운하지 않은 영화를 마블 스튜디오는 만들고 말았다.
■ 3분 출연 박서준으로 한국팬들을 유인하겠다고?
한국에서 영화를 보는 팬들마저도 갑작스러운 박서준의 등장에 아연실색하는데 세계 관객들은 어떤 반응일까?
맥락 없이 갑자기 나왔다가 노래 한곡 부르고 퇴장하는 뮤지컬 가수가 되어버린 박서준.
박서준이 '더 마블스' 홍보에 소극적인 이유가 할리우드 배우 노조 파업 영향 때문이다?
차라리 다행이다. 3분 출연하고서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가는 어떤 욕을 들었을까?
이래서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은 마블 영화를 테마파크라고 혹평했을 것이다. 마블 영화는 맥락 없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어떤 장르도 끼어넣기 할 수 있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한국 관객들을 소구 하기 위해서 한국 배우를 캐스팅한 것 이외에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는 박서준의 등장에 불쾌함마저 느꼈다. 맥락 없이 뮤지컬이 되어버린 부분에서는 인도 관객을 위한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영화를 비즈니스적 도구로만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혹평을 멋있게 반박할 수 있는 영화가 되어도 시원찮은 판에 딱 그만큼만 '더 마블스'를 제작한 마블 스튜디오가 원망스러웠다.
이런 상태로 또다시 스핀오프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불태우는 '쿠키영상'은 활활 타오르는 가슴에 휘발유를 뿌리는 강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 쿠키영상과 평점
쿠키영상은 하나가 있다. 두 개를 기대하고 기다리다가는 영상이 아니라 음성만 듣고 허망하게 나올 것이다.
굳이 쿠키영상까지 볼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의식에 동참하고 싶은 관객은 쿠키영상이 있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평점은 다시 마블 영화를 보기가 힘들겠다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만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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