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40대 정치가 김대중이 시대정신을 논할 때 커피 논쟁 벌이는 정치꾼들

bonanza38 2024. 1. 17. 02:23

영어로 정치인을 일컫는 두 가지 단어가 있다. 

하나는 statesman이고 또 다른 하나는 politician이다. 

 

statesman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정치가를 의미하고 politician은 당리당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꾼을 의미한다.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인 이 모 씨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 모 씨가 벌이는 커피 논쟁을 보면 참으로 자잘한 정치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970년 9월 29일 40대의 나이로 신민당 대통령 후보가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중경제론, 비정치적 단계적 남북 교류, 노사공동위원회 설치, 미·일·중·소 4개국 전쟁억제 보장론 등 당시 시대정신을 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71년 4월 18일 장충단 유세에서 박정희의 영구집권 총통제 발언을 통해 후에 유신 헌법을 예언하는 대정치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50년이 훨씬 지난 2024년 개혁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과 검찰과 법무부장관에서 바로 정치로 직행한 젊은 정치인들이 시대정신을 논하기보다는 커피 논쟁을 벌이고 비대면 야구 관람 시절 직관을 했다는 등 지역감정에 의탁한 서사를 만들려고 하는 등 소모적이고 무익하고 자잘한 정치쇼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 

 

얼마 전 개봉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길 위에 김대중'은 기본적으로 단순히 영화로서 평가하기 힘든 요소가 있고, 필자의 영화 평론 지론인 '영화 그 자체만을 논하는 것'에 반하기 때문에 영화 섹션이 아닌 시사 섹션에서 '길 위에 김대중'에서 관객으로서 느낀 점을 통해서 현시대의 정치꾼들과의 시사점을 논하려고 한다. 

 

'행동하는 양심'과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라는 익히 알고 있는 명언뿐만 아니라 '길 위에 김대중'은 김대중의 정치 철학의 있어 가장 중요한 발언이 녹아 있었다. 

 

"정치는 민중들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까를 모색하는 것이다"라는 김대중의 정치철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처럼 정치꾼들이 난무하는 정치를 보면서 혐오감에 사로잡혀 무관심으로 주저앉아 있는 국민들을 일으켜 세우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의에 빠진 민중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정치라는 위대한 정치가(statesman) 김대중의 발언을 들을 수 있었던 '길 위에 김대중'을 관람하면서 한심한 정치꾼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시대정신을 보았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혐오에 빠져 정치에 무관심하기보다는 정치꾼들과 정치가들을 구별하는 안목을 기르고 가능한 최선의 선택을 통해 국가를 올바르게 이끌겠다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4월 총선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주권자인 민중이 오롯이 그 책임을 모두 떠안아하는 중요한 책무가 주어진 선거가 될 것이다. 

 

정치꾼(politician)들이 난무하는 2024년 대한민국 정치

 

정치꾼들이 난무하는 대한민국 정치 - YTN 뉴스라이브 켑처 - MBN 뉴스

 

2024년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시대정신이 사라졌다. 

시대정신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혐오를 통해 이익을 얻는 세력들의 프레임이 작용하는 듯하다. 

 

소멸 위기에 있는 저출산 대비 정책,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환경 정책,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놓인 경제 대비 정책, 파탄 지경의 민생 경제를 구하기 위한 재정 정책, 민족이 아닌 국가 개념으로 변질된 남북 관계 대응 정책,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로 인한 장기적 국민 건강 대응 정책 등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할 무수히 많은 정책들이 산적하다. 

 

그런데 개혁을 하겠다는 정당의 이 모씨와 막 정치를 하겠다는 한 모씨는 이런 시대정신보다는 커피니, 야구 직관이니 하는 무익하고 소모적인 논쟁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연예인이 아니다. 민중을 대리하는 대리자이자 시대를 이끄는 대표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로지 권력을 잡으려는 당리당략에 골몰하는 정치꾼(politician)들로 가득한 2024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정치 혐오와 무관심이라는 답답한 미세먼지로 가득 찬 대기로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뿌옇다.  

 

이런 상황에서 '길 위에 김대중'을 관람하고 진정한 정치가(statesman)에게서 위안을 얻었다.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주저앉아 있는 국민들과 버거운 삶으로 쓰러진 민중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정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면서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 '국민을 어떻게 일으켜 세우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라는 정치가(statsman) 김대중

5.18 민주화 운동 이후 광주 방문 때 오열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 광주 MBC

 

하지만 김대중은 2024년 쪼잔한 정치꾼들과는 달랐다. 영화 '길 위에 김대중'에서 김대중 정치철학의 일단을 볼 수 있다. 

김대중은 자신의 정적이 올바른 주장을 하면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모든 국민들이 반대하던 '한일 국교 정상화 회담'에 대해서도 김대중은 용기 있게 찬성했다. 

맹목적인 반대가 아니라 한일 외교 정상화를 원하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 정세를 읽고 한일 과거사 문제 등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외교 정책을 박정희 정권에 주문했다. 

 

박정희는 맹목적으로 '한일 국교 정상화 회담'을 반대하는 사람들보다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고 압박하는 김대중을 더 싫어했다는 후일담이 있을 정도로 김대중은 큰 정치가였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사지로 몬 박정희와 전두환을 용서했다. 

박정희 기념관 설립을 지원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로 사형 판결을 받은 전두환을 사면하도록 당선인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 

 

김대중의 정치철학은 정치혐오와 무관심으로 주저앉아 있는 국민들과 정권의 폭압과 버거운 삶으로 쓰러진 민중들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까를 위해 골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김대중은 스스로를 규정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의 측면에서는 실패자였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부한다."

 

버겁고 비루한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의 이 말에 용기를 얻는다. 온갖 부정과 비리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고 부끄러운 부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보다 하루하루 정직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에게 그의 발언은 삶의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어 준다. 

 

"그래! 나는 그래도 정직하게 살아왔어. 내가 무엇이 되었는가를 생각하면 비루하지만 어떻게 살았는가를 생각하면 나는 그래도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거야!"

 

소중한 생명들이 억울하게 사라져 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김대중의 온기로 데워진 이 발언에 용기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영화 '길 위의 김대중'은 작은 울림을 줄 것이다. 

 

정치 혐오나 무관심보다는 주인의식이 필요한 때

작금의 현실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 혐오나 무관심을 조장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참담하다. 

 

정치에 무관심해서 얻어진 정치의 후과는 결국 다시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혐오적 정치 상황에서 누구를 탓하고 비판하는데 그치지 말고 시대정신을 꿰뚫고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주권자로서의 주인의식을 갖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정치에 대해서 강력한 심판을 통해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서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창조해 나가는 주인으로서의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4년 4월 총선은 중요하다. 

참담한 작금의 상황을 회피하기만 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다. 견디기 힘든 혐오로 구역질이 나오더라도 쓰레기 같은 정치를 닦고 청소하면서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주권자로서의 처절한 노력이 요구되는 때이다. 

 

그리고 오롯이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을 우리 스스로가 져야 한다. 누구를 탓하지 말고 바로 나 자신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총선에 임해야 대한민국은 비로소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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