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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맨 솔직 후기 - 범죄 추리극의 기본이 안 된 데드무비

bonanza38 2024. 2. 9. 18:08

영화 데드맨 포스터를 보면 범죄 추적극이라고 장르를 밝힌다. 

범죄 추적극 혹은 범죄 추리극 장르의 기본은 무엇일까? 

 

관객들과 두뇌싸움(battle of wits)이다. 

진퇴양난(dilemma)의 상황에서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관객들은 점차 범죄 추리극에 빠져든다. 

 

이런 점에서 영화 '데드맨'은 범죄 추리극의 기본이 안 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의 상황도 부재했고 감독은 관객들과의 두뇌싸움에서 연전연패를 한다. 데드맨이 아니라 데드무비가 되어 버렸다. 

 

파산상태에 놓인 조진웅(이만재 역)이 장기 매매를 하려다 바지사장계에 입문하고 나름 성공하지만 결국 엄청난 채무를 떠안고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가장 최종적인 악인은 누구일까? 

 

죽다 살아나게 된 계기를 제공한 정치 컨설턴트 김희애(심은조 역)와 함께 그 악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정치 범죄 추리극은 각종 명대사와 사건의 짜깁기의 연속이었다. 

 

'이름을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설정에서 짜깁기 서사로 돌고 돌고 반전에 반전을 벌이는 영화에서 궁극적 악인은 이 사람일 것이라는 마지막 퍼즐마저 관객들이 허무하게 쉽게 풀고 만다. 

 

너무 쉬운 퍼즐의 연속에서 잠시 집중력을 잃고 꿈나라를 헤매도 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솜사탕처럼 약한 펀치로 관객들을 한두 번 때려서는 효과가 없을 것 같으니까 연타를 날려보지만 안타깝게 관객들의 반응은 '이게 뭐야!'다. 

 

가장 큰 책임은 연출을 맡은 감독에게 있을 것이다. 탄탄하지 못한 시나리오의 벽을 연출력으로도 연기력으로도 뚫을 수가 없다. 이런 영화를 선택한 배우의 안목이 문제인지 이런 영화에도 불구하고 명작을 만들 수 없었던 연기력이 문제인지 판단하고도 싶지 않은 느낌이 드는 영화에 평점이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 

■ 관객들과의 두뇌싸움에서 연전연패하는 범죄 추리극

영화 '데드맨' - MBC 뉴스

 

범죄 추리극의 기본의 기본은 관객들과의 두뇌싸움(battle of wits)이다. 

그런데 영화 '데드맨'은 이 기본에서 연전연패한다. 

 

파산 지경인 이만재(조진웅 분)가 불법 장기매매를 하려고 찾아간 곳에서 바지사장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그는 바지사장계에 히어로가 된다. 

 

바지사장이 명성을 얻으면 그게 바지사장인지 그 설정부터 의문이다. 예상 가능하게 바지사장은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채무를 떠안고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또다시 예상 가능하게 주인공은 일찍 죽지 않는다. 정치 컨설턴트 심은조(김희애 분)에 의해 천신만고 끝에 다시 부활한다. 

 

그리고 감독은 관객들에게 어쭙잖은 두뇌싸움을 건다. 결국 연전연패할 것이면서 솜사탕처럼 가냘픈 펀치를 관객들에게 날린다. 아파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연타를 날리지만 관객들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졸음에 빠져 든다. 

 

감독이 남겨둔 궁극적 악마는 누구나 예상했던 그 사람. 마지막에 한 방이 있을 거라는 기대마저 무너뜨리자 관객들은 엔딩크레티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미덕마저 포기한다. 

 

기대이하의 시나리오와 연출력연기력의 링겔만 효과를 경험하는 데드무비

영화 '데드맨' - 차클플러스 켑처

 

영화 '데드맨'은 시나리오가 기대 이하다. 

바지사장이 명성을 얻는다는 기본 설정부터 개연성에 의구심이 들기 시작해서 갑자기 정치 범죄 추리극으로 도약하는 중간 과정에도 관객을 납득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악인들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객들의 추리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결국 성긴 시나리오가 영화 '데드맨'이 데드무비가 되는 시작점이다. 더욱이 짜깁기 명대사와 본듯한 사건의 조합이 게을러 보인다.  

 

거기에 이를 극복할만한 연출력이 돋보이지도 않는다. 아니면 모든 것을 극복할만한 연기력이 보이지도 않는다. 한 사람으로 안 될 것 같으니까 많은 연기자로 역전을 노려보지만 링겔만 효과(참가자가 늘어날수록 1인의 공헌도가 떨어지는 현상)만 극대화된다. 

 

특히 극의 중심인물인 이수경(공희주 역)의 연기력은 너무 기복이 있다. 마치 가수가 음정이 맞았다가 맞지 않았다를 연속하는 것처럼 보인다. 피치 문제는 프로듀서가 책임져야 하는 것처럼 연기 기복은 결국 감독의 책임이다. 

 

시나리오, 연출력, 연기력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도 성공적인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이 요소들이 제각각 기대 이하가 된다면 영화는 결국 데드무비가 될 수밖에 없다. 

 

■ 영화 '데드맨' 평점

 

최근 영화계에서 거장 영화감독의 후배, 조연출, 제자 등의 이름으로 초짜 감독을 띄우는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관객들의 기대를 너무 높게 설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결국 거장의 이름마저 먹칠하게 된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감독의 지인을 보고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관객들은 영화 자체로 냉철하게 호불호를 평가하는 것이지 초짜감독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보여주는 아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영화 '데드맨'은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는 작품이다. 다만 봉준호 감독도 첫 작품 '플란다스의 개'의 흥행 실패를 딛고 '살인의 추억'을 만들어 냈다는 위로를 하준원 감독에게 건네고 싶다. 

영화 '데드맨'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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