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이런 정권은 없었다.
대통령 부인이라는 주요 인물 수사에 이원석 검찰총장은 완전히 배제되었다.
식물총장이 된 이원석 총장은 출근길에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수사에 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법 앞에 예외, 특혜, 성역이 없다고 천명한 자신의 원칙이 무너졌다며 국민께 사과했다.
이원석 총장은 뒤늦게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진상을 파악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노력을 한 후 부족하다면 거취에 대해서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출신이 대통령이 된 2024년 대한민국은 최소한의 위계마저 무너진 검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 총장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 지휘권이 총장에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검찰총장의 임무를 행사하는 정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지 않는 검찰총장 모두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생경한 광경이다.
특정 권력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또 다른 권력에는 시녀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처참하게 무너진 검찰의 위상은 어떤 식으로든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말로만 법불아귀(法不阿貴)를 외치는 검찰총장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보면서 귀한 신분에게 끝없이 관대한 검찰의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법 앞에 만 명만이 평등하다는 고 노회찬 의원의 일갈이 다시금 그리워진다.
■ 식물총장 이원석, 법 앞에 예외, 특혜, 성역 없다는 자신의 원칙 무너져 자책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수사에 이원석 총장은 완전히 배제되었다.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식물 총장은 자리에 미련이 없다고 말했지만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며 거취 표명을 미루었다.
이원석 총장은 출근길에 기자와의 문답에서 대통령 부인 수사에서 자신의 원칙인 법불아귀(법은 귀한 자에 아부하지 않는다)가 무너졌다며 국민께 사과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부터 2년 2개월 동안 총장직을 수행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총장 패싱이라는 굴욕적인 사태에도 자리를 박차고 사퇴하는 기개를 끝까지 보여주지 못했다.
번지르하고 그럴듯하게 말하지만 행동이 뒤따르지 않고 권력에 철저히 시녀가 된 검찰의 수장으로서 이원석 총장은 식물총장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외풍을 차단하고 독립적인 검찰의 위상을 확립해야 할 총장의 역할을 형해화하는 윤석열 정권의 작태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은 더욱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 검찰 소환이 아닌 출장 조사 - 김건희 12시간 도이치, 명품백 황제 조사
검찰은 철저하게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지 않았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는 검찰 소환을 받은 것이 아니라 검찰을 소환했다.
검찰은 검찰 청사가 아닌 정부 보안청사라는 제3의 장소에서 김건희 씨를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이창수) 반부패수사 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 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20일 오후 1시 반부터 21일 오전 1시 20분까지 11시간 50분에 걸쳐 김건희 씨를 조사했다.
반부패수사 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해서, 형사 1부는 명품백 수수와 청탁 의혹에 대해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완벽하게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조사를 시작한 후 10시간 후인 20일 오전 11시 16분쯤 이원석 총장이 사건 조사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검찰총장은 물론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위계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5월 이원석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에 명품백 수사 건담팀을 꾸리라고 지시했지만 윤정권은 돌연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전보시켜 총장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당초 명품백 수사 지휘를 했던 김창진 1 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지휘했던 고형곤 4 차장을 비수사 보직으로 인사했을 때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예감은 현실화되었다.
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몰래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하극상에 가까운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원석 총장은 거취 표명을 미루어 무소신을 보여주고 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통해 군 검찰 체계를 무너뜨린 것에 이어 이제는 검찰 또한 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윤석열 정권은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고 있다.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것은 아닌가라고 주장했던 고 노회찬 의원의 일갈이 다시금 떠오르는 작금의 상황에 많은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고 노회찬의 일갈 - 법 앞에 만 명만 평등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사라지고, 몰염치하고 뻔뻔한 사람만 득세하는 현실에 국민들은 희망을 잃게 된다.
잎새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고 노회찬 의원은 법 앞에 만명만 평등한 사회에 대해 일갈했다.
저간의 딱한 상황은 차치하고 고등학교 동창에게 받은 강연비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괴로워했던 고인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라는 자신의 말을 무겁게 생각했다.
그런데 작금의 대한민국은 자신의 잘못은 부끄러워하고 타인의 잘못을 미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사라진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통령과 총장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회에서 작은 잘못에도 부끄러움을 느끼는 국민은 한없이 초라하고 비루한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다.
끝없이 계속되는 특검 발의, 거부권, 그리고 재의 부결의 무한 루프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권한과 책임은 대한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 있다. 이런 사실만의 작금의 현실에서 유일한 희망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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