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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시 솔직 후기 - 기승전결 없이 위시만 넘쳐나는 뮤지컬 그림책

bonanza38 2024. 1. 3. 17:02

개봉하기 전부터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위시'에 대해 많은 기대가 있었다. 

그동안 '겨울왕국', '라푼젤', '모아나' 등 엄청난 흥행을 거둔 작품들을 제작했던 디즈니의 100주년 기념 작품을 기다리는 팬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영화 '위시'는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해서 마치 그동안의 성을 다 허물고 다시 시작하려는 듯, 그동안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졸작이었다. 

 

관객들이 극에 몰입될 수 있도록 기승전결의 구조가 생략되고 시종일관 '위시'가 넘쳐나는 뮤지컬 그림책이었다.

 

왜 마법의 왕국 '로사스'가 만들어졌는지, 왜 매니그피고 왕은 사람들의 '위시'를 이루지지 못하도록 가두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단 몇 마디의 대사로 어물쩍 넘어갔다.

 

영화 전체가 클리세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필요한 영화의 빌드업 과정은 생략되어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 그리고 느닷없이 등장한 사람들의 '위시'만 넘쳐났다. 결국 그 '위시'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시감은 영화에 대한 극적 긴장감과 기대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디즈니가 어른도 함께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유아들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작정한 듯했다. 초등학생이상 관람 불가의 새로운 등급을 만든 것은 아닌지 유치한 수준의 스토리텔링이었다. 

 

2D도 3D도 아닌 2.5D 수준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들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정쩡함이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완성도를 떨어트렸다. 

 

단지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애니메이션 영화 '위시'의 OST만 남는 듯했다. 하지만 '겨울왕국'의 'Let It Be" 나 '인어공주'의 'Under the Sea'와 같은 엄청난 임팩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영화 '위시'는 디즈니 100주년이 아니라 디즈니 원년을 기념하는 회고적 기념작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디즈니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는 듯했다. 

 

■ 클리세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필요한 기승전결은 사라진 영화 '위시'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중간부터 보는 사람은 없다. 시청자나 관객들은 극에 몰입하기 위해서 서사의 시작부터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위시'는 서사의 시작과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영화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위시'만 지겨울 정도로 넘쳐난다. 마법의 왕국 '로사스'에 대한 설명과 매그니피고 왕이 왜 백성들의 '위시'를 실현시키지 않고 가두어 놓는지를 단 몇 마디 대사로 처리해 버렸다. 

 

관객들은 몰입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하고 영화 중간부터 관람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영화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음 시퀀스가 어떻게 이어질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어 극적 긴장감이나 반전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지루하다 못해 뻔한 전개에 필자와 함께 간 초등학생 관객의 첫 반응은 '유치하다'였다. 마치 초등학생 이상 관람불가 등급을 디즈니가 새로 만들어 어른들도 즐기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유아들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든 듯했다. 

 

영화 '위시' 공식 티저 트레일러 - Walt Disney Animation Studios

 

■ 발리우드를 연상하게 하는 뮤지컬 그림책

애니메이션 초반부부터 영화 '위시'는 음악으로 승부를 거는 듯 많은 OST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디즈니를 대표했던 임팩트 있는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라고도 볼 수도 없었다.

 

서사에 걸맞은 OST로 관객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 초반에 불균형적으로 치우친 OST는 마치 발리우드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영화 초반부터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는 꼼수로 그치고 말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대표작인 '겨울왕국'의 'Let It Be'나 '인어공주'의 'Under the Sea'와 같은 강력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단지 그다지 나쁘지도 않은 OST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정도였다.

Ariana DeBose - This Wish - DisneyMusicVEVO
안유진 - 소원을 빌어 - DisneyMusicKoreaVEVO

 

애니메이션 '위시'는 2D도 아닌 그렇다고 3D로 아닌 2.5D 정도의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마지막에도 등장하듯이 그림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 이런 선택을 의도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어정쩡한 시도가 오히려 영화의 의도와는 달리 어린 시절 그림책으로 돌아가는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하지도 못하고 시각적 재미만 감소시켰다. 

 

애니메이션 '위시'는 디즈니 100주년의 노하우를 모두 보여준 것이 아니라 100년 전으로 퇴행하는 영상미와 평범한 음악으로 관객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 영화 '위시' 평점 및 쿠키영상

쿠키영상은 존재한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바로 나오려고 했지만 쿠키영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끝까지 남아 있었던 순간은 고문이었다. 쿠키영상은 디즈니 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내용이었다. 

 

영화 '위시'는 그동안 보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 망작의 분류에 넣어도 부족함이 없어 그에 걸맞은 평점을 부여했다. 음악 때문에 간신히 별 반 개가 한 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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