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민주당 정봉주는 선당후사 - 국민의힘 장예찬, 도태우는 무소속 출마

bonanza38 2024. 3. 19. 09:32

막말 파문으로 공천이 취소된 민주당의 정봉주 후보는 재도전 중단을 선언하며 선당후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도태우 씨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봉주 후보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20년 만의 재도전 중단을 선언했고, 장예찬 후보는 타당의 공천까지 물고 늘어지며 자신의 무소속 출마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일반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 공당의 공천이 취소되었다면 자숙하거나 정치적으로 은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장예찬과 도태우 후보는 같은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택했다. 

 

경선 참여자는 같은 지역구에 출마가 금지된다. 소위 이인제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공직선거법 57조의 2 규정이다. 

하지만 공천 취소나 컷오프 된 후보에 대해서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입법 미비 상태인 점을 이용해 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결국 모든 결정권은 장예찬이 출마한 부산 수영구와 도태우가 출마한 대구 중구남구 시민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단순히 정당 내 정치 공학의 희생양이 아니라 국민의 지탄 속에 공천이 취소된 후보에 대해 부산 수영구와 대구 중구남구 시민들은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다. 

 

장예찬 후보가 공언한 대로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에 국민의힘으로 복당 한다면 공당의 공천시스템을 완전히 형해화되는 것이다. 부산 수영구와 대구 중구남구 시민들의 민주적 역량을 두 후보가 시험하는 것 같아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매우 불쾌하다.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부산 수영구와 대구 중구남구 시민들의 여론 조사 결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민의힘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고도 복당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여론에 따라 수도권을 포함한 타 지역의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에 대한 음모론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수도권을 포함한 중도층 표심은 상당히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형해화하고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타 지역의 표심은 어떻게 작동될지 매우 귀추가 주목된다. 

 

보수주의자들이 자주 언급하는 격언인 '민주주의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라는 말대로 이번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할 것이다.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민주적 판단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딱 그만큼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일 것이다. 

 

선당후사 - 20년 만의 재도전을 중단한 민주당 정봉주 후보 

 

재도전 중단하고 선당후사 선언하는 정봉주 후보 - MBC 뉴스

 

나중에 사실로 드러난 BBK 사건으로 억울한 1년의 형살이를 마치고 20년 동안으로 야인으로 살았던 정봉주 전 의원의 총선 도전을 중단하는 기자회견은 비장했다. 

 

감정을 억누르며 회견문을 읽어나가는 정봉주 전 의원의 심경은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되었다. 반성, 회한, 그리고 억울함이 느껴지는 회견이었다. 하지만 정봉주 전 의원은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현 상황을 대면했다. 

 

"부족했던 제 소양에 대해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열정만으로 살아온 저의 허점들은 지울 수 없는 저의 그림자입니다.  (중략)  지금 바로 비열한 검찰독재정권을 심판하고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 힘차게 나갑시다."

 

정봉주 전 의원은 당의 결정을 수용해 총선 도전을 멈추지만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회견을 끝마쳤다.

 

반면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 문제로 공천이 취소된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와 입에 담기도 힘든 여러 막말이 연속적으로 문제가 된 장예찬 후보는 모두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타당의 공천까지 비난하며 무소속 출마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장예찬 기자회견

 

무소속 출마의 정당성 강변하는 장예찬 - MBC 뉴스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의 기자회견과는 다르게 장예찬 후보는 타당의 공천까지 비난하며 자신의 무소속 출마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잠시 국민의힘을 떠나지만 당선되어서 복당 하겠다고 분명하게 천명했다. 

청년기의 실수를 포용해 주기를 바라며 방송과 공적활동으로 성숙해진 30대의 장예찬을 믿어달라고 강변했다. 

 

선당후사가 아니라 선수후사라는 신기한 신조어를 말하며 수영구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조목조목 문제가 되었던 부분에 대해서 변명했다. 

 

맥락을 자른 자극적 보도라며 '어지러운 성행위(자극적 표현 순화)' 논란에 대해서는 "직업적 부분에서 전문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지 부도덕한 성행위를 옹호한 적이 없다"라고 강변했다.

 

술집 덜 가는 비용(훨씬 자극적인 말로 표현한 것을 순화)으로 후원하자는 내용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후원하자는 의도였다"라고 강하게 변명했다. 

 

변명거리가 많아서인지 '서울 시민 교양 수준은 일본의 발톱의 때만큼도 따라갈 수 없다'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변명하지 않았다. 그의 유려한 말솜씨로 이를 해명할 것을 기대했지만 이 문제를 쏙 빼놓아서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병역 문제를 변명하면서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생겨난 심리적 문제 때문이라고 감정에 호소했다. 지금까지도 마음이 힘들어지면 심리상담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매우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타당의 대표들을 물고 늘어졌다. 특히 개혁신당 이모 대표의 성 상납 문제를 말하면서 그들도 공천이 되는데 자신은 충분히 공천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이 정도면 무소속 출마도 충분히 가능하고 당선도 가능하며 그러면 다시 국민의힘에 복당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천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많은 지지자들은 환호를 지르며 장예찬을 응원하며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모든 과정이 녹화영상에 그대로 기록되어 영원히 대한민국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장예찬의 변명이 부산 수영구 시민들을 설득하여 당선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의 공언대로 국민의힘에 화려하게 복당 할 수 있을지, '일본 시민의 발톱의 때만큼의 교양 수준이 부족하다'라는 서울 시민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참으로 궁금하다.

 

장예찬의 말과는 다르게 일본 시민의 발톱의 때보다는 훨씬 교양 수준이 높은 서울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은 2024년 4월 10일 장예찬의 말처럼 낮은 민주적 시민의 교양 수준을 보일지 아니면 수준 높은 교양 수준을 보일지 매우 기대된다. 

 

공직선거법 57조의 2 (일명 이인제 방지법) 형해화하는 무소속 출마와 복당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장예찬과 도태우의 무소속 출마는 공직선거법 57조 2의 경선 후보자의 경선 지역구 출마 금지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 

 

장예찬과 도태우는 공천 취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경선에 오르지 않고 컷오프되는 경우와 경선 지역 이외의 지역구 출마에도 일명 이인제 방지법은 적용되지 않는다. 

 

공직선거법 57조의 2는 총선보다는 대통령 선거에서 기인한 법이라서 이런 입법 미비가 존재한다.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신한국당 대통령 경선에 참여했던 이인제 후보가 경선 탈락 후 탈당해서 국민신당을 창당하고 대통령 선거 본선에 나갔다. 

 

또한 이인제 씨는 16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노무현 후보에 패배하고 다시 탈당해서 자민련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이로 인해 이인제 방지법(공직선거법 57조의 2)이 제정되었다. 

 

사실 대통령 선거는 선거구가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선거구 출마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총선은 여러 지역구가 존재하기 때문에 타 지역구 출마가 가능하다. 

 

이 법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지나치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권력자나 소수의 공천 관리 위원에 의해서 공천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공천 취소나 컷오프까지 출마를 금지시키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원이나 시민의 투표나 여론 조사 등으로 선택된 후보와 소수의 사람들에 의한 공천으로 선택된 후보는 차별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천 취소나 컷오프의 부당성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위 이인제 방지법의 입법 취지는 공당의 선거 공천 시스템이라는 민주적 절차의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사회적 혼란과 이로 인한 갈등 요소를 줄이고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당의 공천이 완료되기 전에 공당의 공천 시스템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후 이를 무시하고 탈당하여 출마하는 행위는 당과 당원 사이의 계약을 파기하는 반민주적 행위로 의율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차제에 정당의 경선 과정 후에 공천 취소 결정이 내려진 자의 총선 출마에 대한 구체적 규정도 공직선거법에 제정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다수의 당원이나 시민에게 결정권을 주지 않고 권력자나 소수의 공천 관리 위원들에게 공천 최종 결정권을 주는 것은 당원들의 추인에 의한 민주성을 지니고 있더라도 이상적 민주주의 발당 과정상으로는 불만스러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소크라테스가 과두정치와 민주정치 사이에 혁명과 반혁명의 충돌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만큼 쉬운 문제는 결코 아니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특정 지역은 특정 정당에 무조건 투표하는 경향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세에 영향을 받는 정당의 선거 공학상 공천 관리를 하는 것은 현시점에서는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 상황을 벗어나서 오롯이 당원이나 시민의 직접 투표를 통해 정당의 공천이 완성되는 이상적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 특정 정당만이 무조건 승리하는 반이성적인 상황이 극복되어야 한다. 

 

동시에 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특정 진영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대리인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반이성적 행위도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도태우와 장예찬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대구 중구남구 시민과 부산 수영구 시민들의 결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소수 과두 정치인에서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공천이 돌아올 수 있는지 진일보할 수 있는지 시금석이 되어버렸다. 

 

대구 중구남구와 부산 수용구 시민들은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독식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할 것인가 혹은 정당의 공천 시스템을 형해화한 후보를 배제할 것인가 힘든 판단에 놓이게 되었다. 

 

아니면 특정정당이 독식하는 구조에서도 벗어나고 공천 시스템을 무시한 후보 또한 배제하는 제3의 결정을 할 수 있다. 부산 수용구와 대구 중구남구 시민들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이 지역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 역사의 큰 이정표가 될 것이다. 물론 이루어지기 힘든 이상주의적 허상처럼 느껴지지만 합리적 집단 지성의 힘을 믿어본다. 

 

만약 그 반대의 결정이 내려진다면 결국 그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24년 4월 10일 총선은 여러 측면에서 엄청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선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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