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궤멸적 수준의 역사적 참패를 당한 후 대통령의 첫 번째 발언에 모든 국민들이 귀를 기울였다.
혹시 국정 기조가 획기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을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지켜보았다.
사실 집권 여당의 역사적 참패의 첫 반응이 상식밖으로 비서실장이 대독한 57자의 짤막한 입장 표명이서 윤대통령이 직접 총선 결과에 추가적인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국무회의 모두 발언이라는 형식으로 총선 결과에 대해 대통령은 언급했다. 부적절한 형식 못지않게 내용 또한 그동안의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에서 한치도 변화가 없음을 보여 주어 국민들은 실망했다.
대통령 자신의 통렬한 반성과 사과는 전무했고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먼 '민생타령'으로 시작해서 '자화자찬' 그리고 심지어 공직자 기강을 언급하며 역사적 참패의 원인을 대통령 자신이 아닌 '남 탓'으로 돌리는 인상을 자아냈다.
이번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형식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대통령의 심각한 현실 인식을 보여 주고 있어 앞으로 윤석열 정권의 불길할 미래를 예고하는 듯했다.
아마도 192석의 범야권 압승을 넘어선 더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맞이해야만 비로소 상황을 인식할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 부산 EXPO 선정 투표, 그리고 이번 총선까지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사태를 낙관했다는 전언이 있다.
아마도 과거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상황을 인식할 것 같은 매우 불길하고 비극적인 예감을 지울 수 없다.
윤대통령은 지난 2년 간의 실정을 하나하나 지목하며 반성과 참회를 했어야 옳았다. 그것이 집권 여당에게 궤멸적 패배를 안겨준 총선 민의였다.
하지만 윤대통령은 또다시 기회를 놓쳐버렸다. 앞으로 대한민국 헌정이 다시 중단되는 비극적 사퇴를 맞이하는 순간까지도 윤정권은 현실 인식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번 모두발언을 통해 확인한 국민들은 침통한 기분이다.
2016년 11월 스산한 겨울 문턱 광화문을 가득 채웠던 분노의 기운이 2024년 또다시 총선을 휘돌아 용산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 한 곳만 빼고 모두들 알고 있는 듯하다.
결국 임기 단축 이 외의 대안은 없을 것 같다. 소수의 헌법재판관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것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힘 8명의 국회의원을 설득해서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 주권을 확인하는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른 누가 아닌 윤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개헌의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 집단 여당 궤멸적 참패에 대한 반성과 사과 없는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
형식과 내용 모두 잘못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궤멸적 참패를 한 것에 대해 통렬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았다.
고물가와 극심한 불황으로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는데 말뿐인 '민생타령'으로 시작해서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고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켰다는 발언에는 아연실색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신생아 대출까지 고안해 내면서 부동산 가격 부양을 위해 정부가 노력한 사실을 아는 국민들은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는 대통령의 발언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식이었다. 국정 기조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올바른 국정 기조를 정립했지만 아직 국민들이 그런 노력을 느끼기에는 미흡했다는 식이었다.
국정 방향은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했지만 국민들이 느끼지 못했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는 식의 발언으로 시종일관했다. 한 마디로 앞으로도 국정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천명한 것이다.
국민들이 의사를 표현하면 입틀막을 하면서 토론이 없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소통하겠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뜬구름 잡는 발언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며 궤멸적인 집권 여당의 참패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는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을 들으면서 참담함을 느낀다.
■ 통렬한 반성과 국정기조 전면 전환 없는 뜬구름 국무회의 모두 발언
야당은 일제히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윤대통령의 자화자찬 국무회의 모두발언에 총선 민의를 잘못 이해했다고 비판했고 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은 윤대통령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국민이 몰라봐서 사과해야 할 것 같다며 비꼬았다.
총선을 통해 집권여당에 준엄한 심판을 한 대다수 국민의 견해도 다르지 않다.
윤대통령은 '이채양명주'라고 불려지는 윤석열 정권의 국정 실패에 대해 조목조목 사과하고 통렬하게 반성해야 했다.
이태원 참사 원인에 대해 반성하고 참사 이후 제대로 된 사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했어야 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반성하고 중요 피의자인 이종섭을 해외로 도피시킨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잘못을 빌고 유가족, 그리고 명예로운 군인 박정훈 대령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야 했다.
양평고속도로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회의 노력에 협조하겠다고 천명하고 부인과 장모에 대한 수사에도 협조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해야 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분명하고 강력한 약속을 했어야 했다.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자 조작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 제안된다면 특검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대통령에 올랐지만 자신과 가족의 수사와 정적의 수사에 불공정했고 대통령으로 이해방지 충돌 우려가 있는 특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몰상식에 대해서 사과해야 했다.
이뿐인가? 국가의 과거와 미래를 훼손한 징용 노동자 문제와 위안부 문제 그리고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묵인, R&D 예산 삭감 등 셀 수 없는 실정에 대해 국민을 향해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민생 파탄에 대해 통렬한 반성을 해야 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에만 골몰해서 경제 성장에 정부 기여를 방기한 것에 사과해야 했다.
건전 재정에도 불구하고 4월 10일 발표일을 미뤄가면서 밝혀진 1100조를 넘어선 국가 부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했다. 상황에 맞지 않은 법인세 감세 등으로 세수 결손이 일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반성해야 했다.
도대체 국정 기조가 올바르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가?
도대체 이렇게 국가를 운영해 놓고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본인의 국정 철학이 빈곤하고 잘못된 국정 기조가 문제인 것을 공무원의 기강 탓을 하는 윤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앞으로도 더 큰 재앙이 닥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암울하다.
■ 이제 방법은 단 한 가지 -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윤정권은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버렸다.
총선 이후 통렬한 반성을 통해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 너그러운 대한민국 국민은 분노를 누그러졌을 것이다.
하지만 윤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그동안의 불통 그대로였다.
이젠 더 이상 윤정권에게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이런 정권이 자진 사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 국가를 사랑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8명을 포함한 범야권 192명의 국회의원은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탄핵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소수의 헌법재판소 재판관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기는 것보다는 국민투표가 필수적인 개헌을 통해 국민 주권을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다.
2016년 11월 탄핵을 위해 광화문을 채웠던 국민들은 2024년 총선을 통해 그들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192명의 범야권 국회의원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8명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개헌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 국민들은 기꺼이 국민투표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의 퇴행을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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