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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 제 9회 응씨배 우승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청신호

bonanza38 2023. 8. 23. 16:53

세계 바둑 최강 신진서 (23세) 9단이 4년 한 번 열려서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9회 응씨배에서 중국의 세커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3번기에서 이틀 전 제1국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둔 후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시종 우세를 끝까지 지켜 불계승으로 감격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을 통해 신진서는 명실상부 세계 바둑의 일인자 위치를 다시 확인했고 코로나로 1년 연기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 도전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되었다. 

바둑 올림픽 응씨배는 어떤 기전인가?

 

응씨배는 중국명으로 잉창지배라고 한다. 응씨배는 1988년 대만의 바둑 애호가인 잉창지 씨(1914~1997)가 거액의 상금을 후원하면서 4년마다 거행하는 최초의 국제 바둑 기전이다. 실질적으로는 일본의 후지쓰배(2011년 폐지)가 가장 먼저 거행된 국제 바둑 기전이지만 잉창지 씨가 세계 바둑 기전을 제안한 후 바둑 패권을 유지하고 싶었던 일본이 급조한 대회이고 지금은 폐지된 대회이기 때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세계 바둑 기전은 응씨배라고 말할 수 있다. 잉창지 씨는 대만의 재벌 사업가로 우승상금 40만 달러(한화 약 5억 4000만 원)에 전체 상금 규모가 115만 달러(한화 15억 4000만 원)에 달하는 당시 엄청난 규모의 세계 대회를 후원하고 1997년 사망했다. 잉창지 씨가 사망한 후에도 재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응씨배는 바둑 올림픽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잉창지씨와 1회 우승자 조훈현 9단 - 한국기원 자료

특이한 응씨배 바둑 규칙 역대 우승자

잉창지 씨는 30년간 연구한 독자적인 바둑 규칙을 응씨배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전만법이라고 불리는 바둑 규칙은 기존의 바둑 규칙보다 너무 어려워 보급이 더디지만 과학적으로 허점이 없는 규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반적인 바둑 규칙은 집을 세는 것이지만 전만법은 점으로 승부를 내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바둑 규칙인 반집은 존재하지 않는다. 흑백 모두 180개의 돌을 가지고 바둑이 끝나면 남는 자신의 돌로 자신의 집을 메우게 된다. 그리고 과거 5집 반의 덤이 주류였던 시기에 7집 반에 해당하는 8집을 백에게 덤을 주는 파격적인 바둑 규칙을 적용했다. 반집이 없기 때문에 무승부가 나올 수 있다. 제한 시간도 특이하다. 각자 3시간의 시간을 준다. 일반적으로 초읽기가 있는데 응씨배는 초읽기가 없고 20분의 추가 시간을 두 번 사용할 수 있고 그때마다 벌점 2점을 내야 한다. 그리고 추가 시간도 모두 사용하면 시간패를 당하게 되는 특이한 규칙도 있다. 일반적으로 응씨배는 시간 공격으로 시간패를 유도하는 전략도 있기 때문에 시간 운용이 매우 중요한 기전이다. 이런 특이한 바둑 규칙으로 응씨배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었지만 당시 조훈현과 이창호 사제에 의해 세계 바둑이 지배되는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의 바둑계의 침체로 오히려 상금이 증액되지 않고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역대 우승자는 신진서의 우승까지 한국이 총 9번 중 6번 우승을 차지했다. 

제1회 우승자 : 한국 조훈현   (3-2 승) : 중국 네 웨이핑

제2회 우승자 : 한국 서봉수   (3-2 승) : 일본 오타케 히데오

제3회 우승자 : 한국 유창혁   (3-1 승) : 일본 요다 노리모토

제4회 우승자 : 한국 이창호   (3-1 승) : 중국 창하오

제5회 우승자 : 중국 창하오   (3-1 승) : 한국 최철한

제6회 우승자 : 한국 최철한   (3-1 승) : 한국 이창호

제7회 우승자 : 중국 판팅위   (3-1 승) : 한국 박정환

제8회 우승자 : 중국 탕웨이싱(3-2 승) : 한국 박정환  

제9회 우승자 : 한국 신진서    (2-0 승) : 중국 세커 

■ 제9회 우승자 신진서 9단은 누구?

현재 대한민국 바둑의 일인자는 신진서 9단이다. 신진서는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 한국 바둑 일인자 계보를 잇고 있다. 이세돌 9단과 AI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후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는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바둑 지능을 가진 신진서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신진서는 2022년에만 국제 바둑 기전에서 총 3개의 기전에서 우승했다. 제8회 국수산맥 국제 바둑 대회, 제27회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하고 단체전으로 제24회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2023년 들어 제1회 취저후 난가배 세계 바둑 오픈 대회에서 중국의 구쯔하오에게 1:2로 패했고, 제23회 국수산맥 국제 바둑 대회에서도 신민준에게 패해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세커에게 월등한 기량으로 승리함으로써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켰고 2022년 개최에서 1년 연기된 1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녀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에서 적어도 남자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 금메달 전망도 청신호를 켜게 되었다. 

신진서는 한 때 중국의 커제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호각지세를 이루었지만 현재는 커제의 기세는 완전히 무너져 실질적인 세계 일인자가 되었다. 더욱이 신진서는 바둑 올림픽인 응씨배에서 우승함으로써 실질적인 세계 바둑 일인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진천 선수촌에 입촌해서 훈련하는 신진서 - 연합뉴스 TV 보도
제 9회 응씨배 1국 승리 후 인터뷰하는 신진서 - 바둑 TV

한 때 국민 두뇌 스포츠였던 바둑이 인공 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 이후 인간이 AI에게 지는 상황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중국에 기세가 밀려서 그랬는지 국민적 인가가 상당히 시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3년이 미루어져 7년 만에 열린 바둑 올림픽 응씨배에서 신진서 9단이 바둑 황제의 자리에 등극하였고 앞으로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석권한다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거라는 조심스러운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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