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공습경보 사이렌, 이웅평 귀순, 중공 민항기 불시착도 아닌 중공 손천근 미그 21기 귀순 사건

bonanza38 2023. 6. 3. 05:42

1983년 공습경보이웅평 귀순, 공 민항기 불시착 사건 도 아닌 중공 손천근 미그 21기  귀순 사건

2023년 5월 31일 오전 6시 41분 서울 시민들의 단잠을 깨웠던 경계경보 사이렌 소리를 계기로 1983년 공습경보 사이렌이 재소환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우리의 기억은 참으로 왜곡되기 쉬움을 적나라하게 들어내고 있다. 정보 검색을 치밀하게 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때문에 기억의 왜곡은 기정 사실화 되고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학습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983년 2월 25일 11시 4분에 발생한 이웅평 북한군 대위 미그기 귀순 사건에는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MBN '아궁이' 53회, 채널A '이젠 만나러 갑니다.' 501회 등 공신력 있는 방송사의 방송마저 이 왜곡된 기억을 퍼 나르고 있다. 

왜 이런 기억의 왜곡이 생겼을까? 

1983년 2월 25일 이웅평 대위 미그기 귀순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5월 5일 어린이날 중공 민항기가 춘천 미군 기지에 불시착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1983년 8월 7일 중공 미그 21기를 몰고 온 손천근 귀순 사건이 일어난다. 이때 한국 전쟁 이후 30년 만에 실제 공습경보가 울렸고 8월 7일 오후 3시 TV에서 봉황대기 야구 중계를 보고 있었던 많은 시민들이 실제 공습경보를 듣고 혼비백산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한 해에 KAL기 폭파 사건, 아웅산 테러, 이산가족 상봉 등 너무 다사다난했던 사건들이 많아서 사람들의 기억이 완전히 뒤엉키고 말았던 것이다. 

 

 

이웅평 귀순 기자회견

 

중공 민항기 불시착 사건
중공 손천근 미그 21기 귀순

 

 

같은 해에 여러 차례 항공기가 우리 영공을 무단으로 들어온 사건으로 사람들의 기억이 왜곡된 것이다.   

이 사건을 분명하게 만드는 중요한 증거는 TV 야구 중계이다. 경계경보 사이렌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야구 중계를 시청하다가 실제 상황을 알리는 야구 캐스터의 음성을 기억한다. 이 기억은 정확하다. 그런데 이웅평 대위가 귀순한 1983년 2월 25일은 겨울이다. 겨울에 무슨 야구 경기를 하는가? 그리고 시간은 오전 11시이다. 국제 경기도 아닌데 오전 11시에 야구를 중계 방송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야구 중계는 1983년 8월 7월 오후에 방송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분명히 그 기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없어진 동대문 야구장에서 중계방송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기억을 또렷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를 경험하지 않고 잘못된 자료를 바탕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은 이웅평 대위 귀순 사건 때 야구 중계방송을 하고 있었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사실처럼 전달하고 있다. 

 

참으로 인간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기억도 정확한지 검토 또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런 잘못된 기억을 법정에서 진술한다면 무고한 사람이 범죄자가 될 수 있다. 나는 나이가 든 사람들이 이번 경계경보 사이렌 사건을 아무런 의심 없이 이웅평 귀순 사건 때 야구 중계를 보다가 경계경보 사이렌을 들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공포심을 느꼈다. 이렇게 인간의 기억이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다. 

 

이웅평 대위 귀순 사건과 중공 민항기 불시착 사건의 후일담은 이번 경계경보 기억 왜곡처럼 우울하다. 이웅평 씨는 간이식을 받았지만 향년 47 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고, 중공 민항기를 납치했던 납치범 중에 줘창련과 장홍쥔은 대만으로 추방된 후 정착금을 탕진하고 타이베이 병원의 의사 아들을 유괴살인한 죄로 사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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