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24일만에 단식 중단한 이재명 대표-회복 치료-실질심사 이후 정국전망

bonanza38 2023. 9. 24. 04:46

23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째 이어온 단식을 중단했다. 현재 입원 중인 녹색병원 의료진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바로 단식에 돌입하면서 24일째 단식을 했던 이재명 대표는 한 때 의식을 잃는 등 위중한 상태에서 강남 성모병원에 후송된 후 단식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녹색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이재명 대표가 병원에 실려 간 날인 지난 18일 후송 2시간 만에 검찰은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21일(목요일)에는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었다. 숨 가쁜 하루하루였다. 이제 이재명 대표는 회복 치료를 받으면서 26일에 있는 영장 실질심사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영장 실질심사 이후 이재명 대표의 운명과 정국에 대해 전망한다. 

24일 만에 단식 중단 이재명 대표 - 단식과 체포동의안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24일만에 단식을 중단한 이재명 대표 - MBC 뉴스

지난한 과정이었다. 단식 19일째인 18일 의식이 혼미해지면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었던 이재명 대표는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강남 성모병원을 거쳐 단식 전문 치료 인력이 있는 녹색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단식 20일째인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병원에 방문해 위로와 단식 중단을 권고했지만 단식을 중단하지 않았다. 그리고 단식 22일째인 21일 국회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이 들려왔다. 

 

민주당은 급격히 혼란에 빠졌다. 의원 총회를 열어 4시간의 진통 끝에 원내 지도부는 총사퇴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제1 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흥분했고 반란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시선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바라보는 시선도 제각각이다.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국민의힘 측은 명분 없는 뜬금포 단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 단식이라고 폄하했다. 단식을 중단할 때까지 정부여당 인사 그 누구도 이재명 대표를 찾아오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윤정권을 검찰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잼버리 사태,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외교 실정, 세수 결손 등 경제, 민생 파탄 등의 수많은 책임에 사과하고 전면전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정권 탄생을 막지 못해 국민들을 절망 속에 빠뜨린 것에 사과하고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차원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 두 가지 시선 중에 어떤 시선이 사태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일까? 두 가지 모두 맞을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둘 중 하나만 본질일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아인슈타인이 자서전을 통해 말한 직관력이 필요하다. 

 

정말 중요한 것과 별로 중요하지 않는 잡다한 지식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을 아인슈타인은 직관력이라고 했다. 그런 직관력이 있는 사람은 이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에게는 특히나 이런 직관력이 요구된다. 

 

빠른 시간 내에 수많은 사안을 접하고 판단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정치인에게 직관력은 필수적이다. 정치는 사태를 바라보는 판단의 영역이 그 전부라고 할 정도로 직관력이 가장 많이 요구되는 직종이다. 그것이 없는 사람이 정치를 할 때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낳을 것이고 그 결과 국민과 국가는 불행해진다. 

 

체포동의안을 바라보는 시선도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두 시선에 대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직관력이 있는 정치인과 그렇지 못한 정치인으로 나뉘어 있다. 

 

체포동의안을 가결에 동조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 특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통해 사법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포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은 근본적으로 검찰의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수사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부결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영장청구 내용 중 백현동 200억 배임혐의, 쌍방울 대북송금 제삼자 뇌물혐의 등이 모두 법리상 명백한 증거 없이 검찰에 생사여탈권이 의탁된 피의자의 증언만으로 구성된 무리한 조작수사라고 주장한다.    

 

또한 영장 실질심사에 대해서도 법리가 아니라 판사의 성향으로 판단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는 사법부에 제1 야당 대표를 헌납하는 것은 헌법이 행정부를 견제하라는 목적으로 존치하고 있는 국회위원 불체포특권과 체포동의안 취지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결을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은 현 상황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시대가 아니라 검찰 출신 정권에 의해 사법 시스템이 오작동되고 있기 때문에 헌법이 규정하는 반민주적 사태에 직면하여 최소한도로 야당의 방어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상적인 사법시스템 하에 있는 상황이라면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검찰의 잘못된 법리 적용에 대응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사법리스크를 털어버리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압수수색과 장기간의 수많은 별건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권 남용이 분명한 상황에서 불구속 수사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현재의 사법 시스템 하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판단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혁신위원회도 잘못된 판단으로 시빗거리를 만들어 냈다는 점은 반성해야 한다. 전술한 바와 같은 상황에 놓인 현재의 정국에서 돈봉투 사건에 매몰되어 혁신위 1호 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천명한 것은 참으로 직관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판단이었다. 이에 떠밀리듯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받아들인 이재명 대표도 실수한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 혁신위원회 1호혁신안 발표 - SBS 뉴스

■ 2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재명 대표의 영장 실질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심리는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게 되었다. 

영장 담당 판사의 결정은 구속영장 청구가 접수된 날의 담당 영장전담판사가 맡는다는 원칙에 의해 유창훈 판사가 심리하게 되었다. 

 

유창훈 판사는 이재명 대표에게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1차 구속영장 청구 때도 담당 법관이었지만 체포동의안 부결로 구속영장은 자동 기각되었다. 

 

그동안 유창훈 판사는 지난 1일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재판에서 위증혐의를 받는 이홍우 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사건 피의자인 강래구 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이성만 의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동안 유창훈 판사가 심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대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유창훈 판사가 법리와 양심에 따라 역사가 사법 시스템에 부여한 책무를 잘 수행할 것인지 여부는 26일 결정된다. 

26일 서울중앙지법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실질심사 - MBC 뉴스

■ 영장 실질심사 이후 정국 전망

2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이후 정국 전망은 당연히 둘로 나뉘게 될 것이다. 

 

1. 구속영장 발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상당한 내홍에 빠질 것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한동안의 내홍보다 더 강한 혼란 상태가 야기될 것이다. 우선 이재명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고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가 맞설 것이다. 

 

우선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했던 130여 명의 국회의원 중 다수는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사임은 검찰독재정권에 굴복하는 것이고 이 시나리오를 만들었던 프레임에 그대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다. 

 

130명 의원 중에 구속 영장 발부를 통해 흔들리는 의원들과 가결을 주장했던 40여 명의 의원들은 즉각적인 이재명 대표의 사임을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비대위 구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현 정국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것인가? 

전술한 바와 같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한 의원들의 논리는 한결같이 현 정권이 검찰독재정권이고 검찰권을 남용한 결과 이재명 대표가 구속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해야 논리에 맞다.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실무를 꾸려 나가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처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옥중에 있는 이재명 대표와 원내 대표의 협조를 통해 내년 총선까지 당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옥중에서 대표직을 수행한 적이 없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세력이 생겨날 것이고 탈당을 협박하며 총선이 망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국민의힘의 프레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이재명 대표의 위상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과거 핍박받는 야당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고 말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든지 가택연금 속에서 은둔하고 있든지 그의 영향력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탄압받고 고통받는 지도자로 국민들의 심리 기저에 자리 잡았다.  

 

민주당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의 프레임에 말려들어 대표직 사임을 들먹거려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표가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인디언 기우제식 검찰 수사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은 결코 이재명 대표가 죄가 있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중도층은 흔들릴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사임을 주장하는 혼란 때문에 중도층은 이탈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체포동의안 가결파의 주장을 최소화하고 그들의 탈당을 감수하고 내년 총선까지 일사불란하게 밀어붙인다면 윤정권의 실정에 분노하고 있는 중도층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우리당은 현역의원이 10명도 되지 않았던 정당에서 과반수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당이 된 바 있다. 

 

이런 주장의 가장 중요한 논거는 한 명의 검증된 지도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윤정권의 실정이 적나라하게 증명해 주고 있다. 즉 성남 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이재명과 같은 정치인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는 사실이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상 공세를 펼쳤던 당시 집권 여당 세력의 프레임에 국민 대다수는 넘어가지 않고 그의 사상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현재 야당에서 이재명과 같은 지도자를 단기간에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일부 여당 인사들이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민주당에게 좋은 것이고 국민의힘에는 위기가 될 것이라는 논리는 한마디로 허구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재명 대표를 삭제시킨다면 누구를 구심점으로 삼을 수 있는가? 물론 야당에 훌륭한 정치인이 많이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에 대통령 후보자로서 국민에게 인식시킬 수는 없다. 

 

혹자는 "국민의힘은 정치를 안 했던 사람을 6개월 만에 대통령으로 만들어 내지 않았느냐"라고 항변할 것이다. 그 대답은 "그래서 나라 꼴이 어떻게 되었냐?"라고 반문하고 싶다.

 

좋은 야당 정치인들은 많지만 적어도 내년 총선을 이끌 구심점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년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통령 후보가 없는 정당에 국민은 미래를 맡기지 않는다. 국민의힘 인사가 민주당에 선심 쓰듯이 말하는 '이재명 리스크 해소가 국민의힘에게 위기가 될 것'이라는 프로파간다에 속아서는 안 된다.

 

만약 그런 실험을 하고 싶으면 해 보기 바란다. 민주당은 군웅할거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고 계파 간 나눠먹기 공천으로 국민들의 신뢰는 무너질 것이다. 누구의 직관력이 옳은지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결국 현 상황은 싫든 좋든 민주당은 핍박받는 야당지도자 프레임 속에 들어간 이재명을 꺼내서 삭제시켜서는 안 된다. 단순히 이재명을 추앙해서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이재명은 완벽한 인간은 아니다. 어린 시절 처절하게 살아온 삶 속에서 밟히고 찢기고 구겨졌다. 하지만 이런 류의 지도자를 키워온 것이 민주당의 전통이었다.

 

겨울 감옥의 매서운 추위에 떨었던 인동초 김대중처럼, 바보 노무현처럼, 우직한 문재인처럼 민주당의 전통은 명문가, 명문대학 출신으로 호의호식했던 사람들이 아닌 풀뿌리 민중의 삶을 이해하는 서민에 뿌리를 둔 지도자를 키운 것이었다. 

 

앞으로 민주당에서도 명문가, 명문대학 출신의 지도자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정신은 아니다. 갑자기 역사가 퇴행해서 일제강점기로 후퇴한 듯한 기분이 들고 누구라도 죄인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있는 시대에 민주당의 지도자는 인동덩굴처럼 살이 아리는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길러내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함부로 정치에 나선 사람 때문에 역사는 퇴행하고 국민은 도탄에 빠지며 국가는 쇠락할 수 있다. 

 

2. 구속영장 기각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이재명 개인에 대한 사법리스크의 짐은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다시 인디언 기우제식 검찰 수사가 예정되어 있다면 국민들의 인내심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과 야당 모두 이재명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당은 이재명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그만하고 정책을 통한 잘하기 경쟁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야당 내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를 막고 총선 공천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측근 인사로만 구성된 공천이 아니라 국민과 당원의 의사가 오롯이 반영될 수 있는 시민 공천 시스템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정치가 사법에 예속되는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고 여당과 야당 모두 정치공학으로 정적을 쳐내는 꼼수에서 벗어나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정책 경쟁에 돌입할 가능성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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