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의 소재는 참신했다. 무당이라는 초자연주의적 (occult)인 토속 무속 신앙과 민족의 정기를 단절시키려는 외부 세력을 결합한 소재는 충분히 신선했다. 아마도 이 영하의 소재를 착안했을 때 감독은 '유레카'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마치 원석을 발견한 소심한 광부처럼 조바심에 움츠렸을지도 모르겠다. 힘이 넘치는 생선처럼 신선한 소재는 초반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부여했다. 일부 지나치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내레이션으로 과유불급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빛나는 원석의 힘으로 관객들은 영화에 빨려 들었다. 하지만 마치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를 다른 감독이 연출한 것처럼 원석은 다르게 세공되었다. 상당한 공력을 지닌 세공사가 원석에 대한 기초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치 기력이 소진한 듯, 정작 정밀하게 가..